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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Mar 04. 2024

청춘의 공허한 외침

<표백>_장강명



"복수나 정복은 결코 완성되어서는 안 되었다. 이뤄지는 순간 그 과제는 곧 거대한 공허로 변해버릴 테니까. 그 목표는 언제나 두어 발 앞에서 빛나고 있어야 했다. 아마 최선은 복수와 세계 정복을 눈앞에 두고 한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운명 때문에 좌절하는 것이리라."p.53


이른바 이룰 것이 없어진 표백 세대의 공허에 관하여 세연은 자살을 통해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자신의 죽음을 필두로 자살선언에 3명 이상을 더 끌어들이려는 그녀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녀가 성취하고 싶다는 위대함은 목숨보다 값진 것인가?


작품을 읽고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초판 연도 찾아보기였다. 2011년 7월, 13년 전 작품이다. 내가 20대 독자였다면 매우 논쟁적인 작품이라 여겼을 수 있을 테지만 청춘의 공허와 세계에 대한 저항으로 선택된 자살 프로젝트는 지금의 나로서는 지극히 극단적이고 짧은 수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인생은 길지 않고 청춘은 순간이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 당부하고 싶다. 당신의 시간 앞에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일상의 당연한 행복은 위대함보다 소중한 것이며 들여다보기 전에는 결코 느낄 수 없다.


아, 이러면 너무 꼰대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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