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가벼운 마음으로 해서는 안되는 것. (22번째 삼일)

by 김로기

매사에 의미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것이 특별해지고

그런 일상을 사는 내가 특별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사소한 기념일 하나부터

처음 같이 갔던 식당.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올해 가장 재밌게 봤던 영화.

매년 돌아오지만 올해는 한번 뿐인 결혼기념일.

이렇게 나열해보면

대다수가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들이지만

그 외에도 걸음마다 시선마다에

어렵지 않게 의미를 새겨두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일상 어느 곳에서도 의미 없는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 한번은

이런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으로 다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떠나 보냈다거나.

원하지 않는 헤어짐을 맞아야 한다거나 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면 고통 뿐인 순간에.

의미를 부여한 많은 곳에서

누군가가 떠오를 것이고

그때마다 고통스럽겠지.

기억 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어쩔수 없이 누군가가 떠오를 것이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한번 더 들여다 보는 것.

그래서 마음에 깊이 새기는 것.

그때는 몰랐을 것이다.

훗날 두번 세번 들여다 보며 마음에 새긴 것들이

어느날 내게 비수가 되어 날아 올 것이라는 걸.

마음에 깊이 새겨버렸기에 파내는 것도 시간이 걸린 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이미 고통으로 울어버린 후에야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가벼운 마음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늦었지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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