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

어서 빨리 되찾을 수 있기를. (25번째 이일)

by 김로기

늘 먹는 것이 기준이 되는 사람.

여행은 식도락이요.

경조사는 맛집과 함께요.

알고리즘은 음식이 주를 이룬다.

뇌의 반은 먹는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

내 이야기다.

물론 나 말고도 먹는 기쁨이 일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내게 요즘 비상이 걸렸다.

바로 치과치료.

얼마 전 발치한 사랑니를 시작으로

충치 치료에 들어갔다.

무려 신경치료까지 해야 한다고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동안은 신경치료 경험이 없어서

과정을 정확하게 몰랐는데

두 달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치료에 매진해야 한다고 한다.

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또 찾아본 결과

공포감만 더 커져가는 상태이다.

막상 치료하다 보면

치료 중인 치아가 아프다기보다

지레 겁을 먹은 탓에 온몸에 힘을 주어 그런지

근육통이 더 세게 오는 듯하다.

그렇게 한차례 치료를 마치고 나면

가급적 치료 중인 치아는 피해서 식사를 하라고 권하지만

이미 반대쪽도 사랑니 발치로 정상이 아니다.

입 안 전체가 감각이 둔하니

조심스럽게 식사를 해도

모레알을 씹는 듯한 느낌이다.

일상에서 먹는 즐거움을 잠시 중단하니

꽤 많은 부분을 상실한 기분이다.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나 보다.

먹는 기쁨이라는 것이.

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의 본능적 기쁨을 되찾기를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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