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중 하루 연차를 내고 지하철을 탈 때면
출퇴근 시간이 아니기에 텅텅 빈 지하철을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발견하고
당황할 때가 있다.
연세가 있어 보이시는 분들은 그렇다 치고
회사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사람들은
다들 왜 이 시간에 여기에 있는 거지?
모두들 나처럼 연차라도 낸 건가.
혹시 직장에 다니지 않는 걸까.
궁금해진다.
그러면 자연스레 나도 퇴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퇴사를 생각할 때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모두들 바쁘게 일하는 시간에
한적한 카페에 앉아 여유를 만끽하는 것.
그게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직장인이 아닌 사람들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던 것 같다.
일을 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에도 물론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규칙적인 삶을 통해 나의 신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더불어 소속감이라는 안정을 가져다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장점들이 있음에도
많은 직장인들은 대부분 그 사실을 잊고 산다.
내가 애써 노력한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는가 하면.
내 뜻과 달리 왜곡되게 받아들여져서 오해로 마음이 상하는 경우.
내가 아무리 노력한들 해결되지 않을 일들이
까마득하게 남겨진 경우.
이 외에도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 태반이다.
그럴 때마다 입술을 앙 다물며 눈물을 참곤 하지만
이미 광대까지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
회사 생활이란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숙제처럼 존재한다.
노년이 되어 강제종료되는 것이 아닌
자발적 완료.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다들 무슨 일을 하는 걸까?
궁금하다.
모두 어디로들 가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