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위한 너무 값비싼 순간. (56번째 이일)
최근 들어 오마카세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한때 젊은 세대로부터 확산되기 시작하여
일 년에 몇 안 되는 특별한 날에
오마카세를 즐기는 사진 하나가 없다면
어딘가 뒤쳐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하지만 그런 오마카세가 많이 폐업하고 있다고 하니
결국 그 문화도 끝을 맺어가는구나 싶다.
물론 오마카세 식당이 생긴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오마카세를 즐기는 사진들이 하나둘 늘어갈 때마다
어쩌면 소확행을 넘어서
과한 소비를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곤 했었다.
물론 이 또한 SNS가 없었다면
사회 초년생들의 월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값비싼 오마카세가
이토록 널리 확산될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
과연 그 순간을 남에게 공유할 이유가 없다면
굳이 그 돈을 내고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준비한 오마카세 식당들이 불황을 겪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런 소비가 감소한다는 것이 사실 나는 반갑다.
그런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류가 되어 보이는 세상에서
어찌 보면 대부분인 비주류의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허탈함을 가진채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라면
그런 지출 또한 일상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순간을 즐길 새도 없이
그저 SNS에 공유하기 위한 사진을 찍는 일에 열중한 채
무리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말이다.
다분히 오마카세만을 꼬집어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소비는 각자의 수입에 맞춰진 정도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생에서 남들로 하여금 보여지는 것을 배제한 채
모든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물론 나도 남의 시선을 의식한 소비나 행위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진정으로 나를 위한 소비가 무엇인지 알고
그렇게 행동해야만
진정 내가 꿈꾸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