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걱정이 된다. (99번째 일일)
어느덧 삼시 세끼를 잘 챙겨 먹으면
살이 찌는 나이가 되었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냥 그런대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었다.
문제는 같이 사는 남편은 계속해서 살이 빠진다는 것.
작년 한차례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급격하게 살이 빠진 이후로
지금까지 몸무게만큼은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검진을 받고 이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도
좀처럼 살이 찌지 않는다.
더군다나 전과 달리 몸을 쓰는 일로 바뀐 탓에
오히려 더 살이 빠지고 있는 것도 같다.
덕분에 조금씩 살이 늘어가는 나와는 상반되는 남편의 모습에
여기저기 내가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을 일이 많아졌다.
특히나 시댁식구들을 만날 때면 더 필사적이 된다.
어딘가 모르게 죄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
매일 신경 써서 따뜻한 밥에 고기반찬 올리는 일은
전혀 티가 나지 않게 점점 곯아가는 남편의 얼굴은
마치 온 집안에 좋은 것들은 죄다 나의 몫인 것 마냥
고개를 들기가 민망하게 한다.
그때마다 다급하게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아 보지만
결국엔 반쪽짜리 남편의 얼굴만이 남을 뿐이다.
그때마다 지은 죄 없이 속죄의 시간만이 흐르곤 한다.
어쩔 수 없는 부모인지라
말라가는 자식의 얼굴이 하염없이 안쓰럽고 애가 타는 마음은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내게 나무라는 사람은 없지만
그저 혼자 찔려 우물쭈물하는 꼴도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다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남편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진듯하니
결국엔 내가 살이 찌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나 싶다.
그렇게 오늘도 수북이 고봉으로 쌓아 올린 남편의 밥그릇의 비해
나의 밥그릇은 수척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