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기만 한 삶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98번째 이일)
물건을 구매하거나
어떤 소비를 해야 할 때.
너무나도 당연하게 되도록이면 값싸고 적당한 무언가를 찾게 된다.
마음 한편으로는 고물가 시대에 아끼며 살아가는
당연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무엇을 하든 돈으로 그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마디로 매사에 '돈돈 거리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닐지 싶은 걱정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점점 더 돈과 가까워지는 삶에서
멀어지는 방법을 잃어린 것 같다.
그렇게 값싸고 적당한 것들만을 찾아다니는 것을
누가 알아채기라도 할까.
급히 가성비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저렴한 소비보다는 가성비 있는 소비가 조금 더 궁상맞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히 말하는 그 가성비 있는 삶에서 멀어지기란 쉽지 않아진 듯하다.
작게는 몇백 원에서 크게는 몇만 원까지도 차이가 나는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싶지가 않다.
솔직히 질이야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지 오래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질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소비를 하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어쩌면 나는 가성비 있는 삶이 아닌
그저 저렴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가성비라는 말은 그저 그런 나의 자격지심을 치켜세우는 말일뿐이고
오로지 저렴한 것에만 눈독을 들이는 내가
조금 미련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행동들이
나 스스로에게도 조금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다.
가성비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훌륭한 일이지만
과연 가성비라는 말을 앞세워 내가 바라던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혹시라도 돈에만 연관 지어가며
저렴하기만 하다면 그게 무엇이든 상관 없었던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들이 진심으로 내가 원하던 삶에 가까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돈으로 보이는 무조건적인 저렴한 삶보다는
그 안에 숨겨진 진짜 가성비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조금 더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