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특가. (104번째 일일)
요즘 동네마다 하나 이상은 꼭 있는 단톡방이 있다.
바로 마트 공구 단톡방이다.
어찌 보면 쇼핑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아침 10시가 되면 오늘의 공구 품목이 올라온다.
친절하게 만들어진 상세페이지와 함께
"오늘만 특가", "최저가" 같은 혹하기 쉬운 문구를 덧붙여서.
하나하나 오늘의 장볼거리를 찾아 구매 목록에 담고 나면
2~3만 원이 훌쩍 넘는다.
분명 단톡방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생활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얼마 가지 못하고
오히려 장을 보는 비용이 훨씬 늘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단톡방에서 공구상품으로 올려주는 물건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나의 구매 목록에는 없던 것들이었다.
시세보다 조금 싸게 살 수는 있게 되었지만
오히려 예정에 없던 것들이 늘어나다 보니
당연히 생활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매일 아침이면 대형 쇼핑몰에 비해
더 가까이, 어딘가 더 정감가게 팔고 있는 물건들을
살까 말까 망설이게 된다.
이제는 오늘의 공구 품목들이 올라올 무렵이면
내가 먼저 기다리고 있는 날도 있다.
그렇게 깊지 않은 고민이 결국 구매로 이어지고
이제는 충분하다는 결심과도 같은 생각들은 채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그런데 누군가 그런 말을 했었다.
살까 말까 고민되는 물건은 당장 내게 필요 없는 것과도 같다고.
내가 매일 아침 고민하며 결국 구매에까지 이르던 것들은
사실 당장은 필요하지 않았던 것들도 무수히 많았다.
하나하나 친절하게 나열된 공구 품목들에
홀라당 넘어가 버린 내가 조금은 미련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어쩌면 저렴한 물건이라고 적당히 타협해 가며
돈을 낭비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단톡방에 공구 상품이 떴다는 알림이 울릴 것이다.
공구 자체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내가 어떤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내게 있어 그것이 유용하고 저렴한 오늘의 특가가 될지.
적당히 시들다 버려질 음식물쓰레기가 될지 결정될 것이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