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꿈을 꾸었냐는 물음 보다도.

잘 잤냐는 물음이 필요한 때. (108번째 이일)

by 김로기

요 며칠 통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더니

온몸이 다 아픈 느낌이다.

하루 밤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 마냥

컨디션이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이제 겨우 아침을 맞았을 뿐인데

남겨진 하루가 벌써부터 버거워지려고 한다.

하루 종일 머리가 지끈거리더니

이내 속까지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밥은커녕 간단히 뭐라도 먹었다가는

바로 체할 것만 같다.

어디서든 자려고 마음만 먹으면

두 손 곱게 모으고 곤히 잠에 들었던 내가

언제부터인지 잠을 자는 일이 괴로워졌다.

어느새 새벽에 서너 번씩 눈을 뜨는 일은 예삿일이 되어버렸다.

전에는 불면증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하루의 움직임이 덜 했거나

낮잠을 너무 많이 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게으른 성격을 몰래 탓하곤 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보니

안 그래도 비몽사몽인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게으르다는 말로 속을 후벼 파기까지 하니

한대 패주고 싶은 마음까지 들기도 했다.

어떤 말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의 괴로운 밤을 위로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결국 어떤 위로도 그들의 잠을 대신해 주지는 못하겠구나 싶어서

조용히 입을 다물기로 했다.

한때는 자기 전 인사말로 좋은 꿈 꾸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었다면

요즘은 그 말보다 잘 자라는 말을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진 듯싶다.

잘 잤냐는 물음에 모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그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라며.

모두 굿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는 꿈꾸지 못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