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들어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110번째 이일)

by 김로기

퇴근 무렵

어둑어둑해진 길을 지나 빌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깜깜해진 뒤였다.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천정에 등이 하나씩 켜지며 주위가 밝아졌다.

그렇게 집 앞까지 다다랐을 때

불이 켜지며

푸드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조용히 주변을 살피자

작은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계단 끝에 앉아있던 작고 조그만 새.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조금 열린 복도 창문 틈을 통해 들어온 듯 보였다.

혹시라도 내가 현관문을 열고

그 찰나에 우리 집으로 들어가면 어쩌지 싶어

잽싸게 문을 열고 살짝 발을 들인 뒤

몸을 재빨리 문 안으로 넣었다.

그 뒤로도 이따금 한 번씩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여전히 복도에 갇혀 있는 듯했다.

어떻게 내보내 주고 싶어도

아직까지 힘이 넘치는 걸 보니

차마 나조차도 용기가 나질 않았다.

잠시 뒤 남편이 돌아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두 도시남녀에게는

작은 새 한 마리의 날갯짓도 그저 두렵기만 할 뿐이었다.

더운 날씨에 갇혀있는 새가 내심 걱정이 되면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날을 꼬박 새우고 난 다음날이 되어서야

우리는 겨우 현관문을 다시 열어보았다.

잠시 조용하더니 다시 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새는 갇혀 있었다.

이쯤 되니 잠자리채라도 사서 구해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빈 박스를 이용해서라도 내보내줘야 하나 싶었다.

그저 들어온 창으로 나가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마치 통발의 입구처럼

들어올 때는 수월했을지 몰라도

나갈 땐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행히 그날 오후 퇴근 후 돌아왔을 때는 새의 흔적이 보이질 않았다.

누군가 잡아서 내보내줬든

들어온 창을 통해 스스로 나가든 했을 것이다.

결말이 어찌 되었는지는 눈으로 보지 못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저 들어온 틈을 통해 스스로 잘 빠져나갔기를.

그리고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기를 또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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