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기분 나쁘게만 들을 것이 아니다. (116번째 일일)
가끔은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어딘가 배알이 꼴리다 못해
얼굴에까지 그대로 드러나기 일쑤지만
한참 시간이 지난 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끔은 그들의 말이 맞을 때도 있다.
잔소리란 그런 것이다.
하는 사람은 자신이 잔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눈치채기 힘들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숨소리 하나에도 예민해지고 마는 것.
그래서 "잔소리 좀 그만해"라는 말뒤에는
언제나 "잔소리 한 적 없다"는 말이 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잔소리라는 것은 언제든 내 입을 통해서도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나와 매우 가까운 사이 일 때가 많다.
정말로 그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꼴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때
뻔히 보이는 결말이 너무나 안 좋을 때
나도 모르게 그런 말들이 튀어나오는 것 같다.
내가 잔소리를 들을 때만큼이나
상대도 거부감을 느끼는 말들이지만
나도 멈추지 않는다.
어떨 때는 제삼자의 중재가 있어야만 그 순간이 끝이날 때도 있다.
그렇게 비극적인 대화를 끝마치고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대가 야속하고 원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나라고 반대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은 것 또한 아니니
그 마음을 완전히 모른 척할 수는 없다.
잔소리라는 것이 참 우스운 것이
정작 새겨들어야 할 당사자를 제외하고
모두가 그 진심을 알아챌 때가 많다.
그럴때일수록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돌려서 말하는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향한 잔소리가 이어진다면
기분 나빠 하지만 말고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잔소리는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다.
상대가 싫어할 말을 해가면서 까지
누군가와 감정이 상하는 일은
말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그런 말을 하는 이유는
결국 상대를 향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조차 기분이 상하는 그 말을 힘들게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 나를 향해 내뱉는 잔소리를 무조건 받아칠 일이 아니라
잠시 시간을 두더라도 천천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분명 늘 기분 나빴던 그 말 안에는
나를 향한 애정이 담겨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