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그들의 비밀.

체력이 먼저다. (116번째 이일)

by 김로기

늘 잘 웃고 친절한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어떤 심성을 가지고

어떤 배움 아래 자랐길래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지.

그런 사람들은 어디서나 빛이 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부러웠던 적이 많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들의 그런 이유에 대해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안타깝지만

내가 아파보니 그 이유에 대해 알게 된 듯싶다.

그들의 여유로움은 바로 체력이었다.

내가 나를 돌보고도 힘이 남아야 비로소 남들에게 웃어 보일 수 있었다.

내가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씩 컨디션이 안 좋아지고

결국에 소파와 한 몸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잃었던 것은

웃음이었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가만히 누워있는 나의 표정을

우연히 휴대폰에 반사되어 발견했을 때

무기력 그 이상의 찡그린 얼굴이었다.

물론 몸이 성치 않고 그렇기에 느꼈던 괴로움이 그대로 드러난 덕분이겠지만

그런 얼굴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무언가를 같이 했을 때

친절함과 배려 섞인 상냥한 미소 같은 것은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나는 내 한 몸 챙기기도 버거운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타인을 향한 친절함 따위는 매우 과분한 일이었다.

아마 언제나 친절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는 그들은

자신을 돌보고도 남을 만큼의 체력이

언제나 바탕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누군가를 챙길 힘이 나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을 고쳐먹는 일도

좋은 태도를 배우는 일도 아닌

체력을 키우는 일이다.

그것이 언제나 친절한 그들의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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