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의 안부 묻기. (116번째 삼일)
엄마의 전화가 일주일정도 없으면 어딘가 슬슬 불안해진다.
이틀.
길어도 삼일이면 늘 엄마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결혼하고 엄마의 품을 벗어난 지도 십 년이 다되어가는데
엄마는 여전히
내가 궁금하고 걱정이 되나 보다.
그런 전화에 익숙해지다 보니
나 조차도 어느새 엄마의 안부가 궁금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려서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 되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동안 뜸한 연락이
오히려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한 번은 일주일이 넘게 소식이 없던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목소리가 완전히 쉬어 있었다.
긴 감기를 앓고 있던 모양이었다
애써 밝은 척 괜찮은척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꽤나 많이 아팠음을 대신해 주었다.
엄마의 감기가 낫고도 한동안 엄마의 전화는 없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금 엄마의 안부전화가 이어졌다.
사실 수화기너머로
서로의 안 좋은 상태는 알릴생각이 없기에
좋은 안부만 전하는 전화가 진짜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것이 맞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잠시 망설이거나
애써 더 환한 웃음을 짓는 것을 보면
무슨 일이 있구나 하는 눈치를 채기도 한다.
그런 얕은수는 어느새 통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오늘도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
길지 않은 단 몇 분의 통화가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