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날아가버릴 것 만 같은. (114번째 이일)
가끔은 정말 간절히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음에도
쉽게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 때가 있다.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던 것들이 이루어진
소중한 시간이 깨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서다.
나는 꽤나 오랜 시간 꿈꿔오던 것들 중 하나를
얼마 전에 손에 쥐었다.
그것을 쥔 손에 힘이 풀려버릴까
기쁨보다는 막연한 불안함에 사로 잡힌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편으로는
드디어 나도..
내가 그리던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이 자리한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하고 바라던 순간이 왔음에도
남들에게
혹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조차
선뜻 말하기가 두려워진다.
내가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하는 순간
뭔가 예쁘고 연약한 유리알이 깨져버리듯
지금 내 행복이 사라져 버릴 것 만 같아서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간절함을 익히 알고 있고
함께 빌어 주었던 날이 드디어 왔음에도
그들에게 조차 쉽게 그 말을 꺼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나의 생각이 누군가에게 닿는다고 한들
내가 쥔 행복이나 감사함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어딘가 두렵다.
그렇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시간을 벌고 있다.
이제 곧 언젠가는 그들에게도 나의 지금에 대해 털어놓을 날이 올 것이다.
그 순간이 와도 여전히 떨리고 두렵겠지만
무엇보다 나의 행복을 바라는 그들에게는
내가 지금 느끼는 벅찬 마음보다도 더 큰 기쁨이 됨이 분명할 것이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그때가 되어 무엇이 되었든 나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과 함께
지금의 축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