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다기보다 불편하지 않아 졌다. (115번째 이일)
어릴 때는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도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사람도
카페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모두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들만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같이 밥을 먹을 사람도
같이 영화를 볼 사람도
같이 차를 마실 사람도 없는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나씩 혼자만의 시간을 경험해 나가다 보니
그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강제로 혼자 그곳에 있던 것이 아니었다.
내가 착각했던 그들의 사정 같은 것도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혼자 무엇을 하고 싶을 때
아무 눈치 보지 않고 그대로 행했을 뿐이었다.
오히려 그때의 나는
많은 사람들의 눈이 있는 곳에서
혼자 있는 나를 부끄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을 혼자서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의식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할 일은 전혀 아니었다.
그때보다 조금 더 생각하는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것들을 불편하지 않게 바라보려는 노력이
혼자의 나를 조금 편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오히려 요즘은 혼자가 자유로운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무엇이든 혼자 해내는 사람들을 동경하거나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그저 혼자가 되었든 여럿이 되었든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다.
무엇이든
내가 혼자인 것이 더 이상 그것을 피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점점 더 혼자가 익숙해지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그것을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혼자를 불편히 여기는 시선이 줄었다는 것만큼은 좋은 일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