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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장항준.

가볍지만 지혜롭고 따뜻한. (7번째 일일)

by 김로기

몇 년 전부터 TV에 독특한 캐릭터 하나가 등장했다.

보통 내가 생각하는 공인의 모습처럼

점잖고, 품격 있고, 무게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촐싹대고, 자유로우며, 가벼운 사람.

내가 보는 그의 첫인상은 딱 그랬었다.

어디서 저런 사람이 튀어나왔을까 싶었는데

말도 잘하고,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며

가벼워 보이는 언행에 비해 상처받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런 그의 모습이 매사 완벽하고

스스로를 타이트하게 쥐어짜는

지금의 모진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말과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오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의 가벼워 보이는 말 한마디에는

무작정 상대를 깎아내리는 공격적인 발언은 없었고

촐싹대며 자신을 낮추었지만, 상대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자유로운 모습으로 모두와의 벽을 없애고 있었다.

어리숙한 척 굴었지만

결과적으로 지혜롭고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 것이다.

누군가는 방송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겠지만

뭐 어떻겠는가.

그의 실제 모습이 따로 있다고 한들

볼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저 방송으로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이 마음에 들면

그저 그 모습만 사랑하면 될 것을.

방송에 나오는 영화감독 장항준만을 좋아하면 되는 것이다.

다소 괴짜스러운 모습과 웃음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의 웃음과 말을 존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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