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찾았을까. (13번째 일일)
엄마 아빠의 딸이 되고 싶었고
남편의 아내가 되고 싶었다.
그 앞에는
언제나 친절하고 착한 딸과
남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내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바랐다.
그냥 나일 때가 많지 않았다.
남들에게는 항상 너 스스로 원하고 행복하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지만
나는 나 스스로이기전에 누군가의 어떤 나가 되기를 바라며 살아왔다.
그것이 중요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진짜 나를 위한 삶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그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려웠다.
당장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학교 다닐 때
항상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의 칸에 뭐라고 적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그 질문을 다시 받게 된다면 뭐라고 적을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지 못하기에
나의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없고
그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차 고민스러운 날들을 보내는 지금이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그려 나가고 있을까.
고민의 연속이 인생이라지만
그 와중에 누군가는 자신의 뚜렷한 목표나 정확한 진로를 향해 노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 미래를 찾고, 뚜렷한 목표를 가졌다는 사실이 부럽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뿐인데
그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
어쩌면 태어남과 동시에 내가 원하는 것들이 파악되어
그 방향으로 노력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 시간이 길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