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고 살면 나도 돌려받을수 있을까.

불순한 도움마저도 (55번째 이일)

by 김로기

베풀고 산다는 마음에 끝에는

언젠가는 돌려 받을 날이 있겠지 싶은 마음과

그저 베푸는 행위가 나를 기쁘게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베푸는 행위는 스스로를 기쁘게 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향한 도움이

때로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돌려 받기를 기대하며 베푼 마음은 어떨까.

누군가를 돕기 위해 자신의 돈과 시간을 나누고

꼭 물질적인 무언가가 아닐지라도

상대를 위해 마음을 쓰는 일 또한

베푸는 일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의 발단은 자신의 의지로 시작되곤 하지만

어느새 변질되기도 한다.

베품이 쌓이면 그만큼 내 마음도 풍요로워 질것이다.

하지만 내가 쌓아온 베품만큼이나

상대에 대한 기대도 커지게 된다.

상대를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렇게 되는 순간 받은 것은

돌려주는게 맞지 않나 하는 마음이 자라기도 한다.

처음에 시작한 순수했던 마음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순수했던 처음의 마음이 변질되었다고

그것을 나쁘다고만 볼수 있을까.

처음엔 분명 대가를 바라고

상대에게 베풀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쌓여 언젠간 되돌려받을 날이 올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인 것이다.

자연스레 들수 있는 생각이다.

그리고 누군가로 부터 도움을 받았다면

나 또한 그 도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꼭 도움을 받은 당사자를 향한 도움은 아닐지라도

도움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마음이 들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도움을 준 사람 또한

자신이 베푼 마음을 향한 댓가가 아니라도

자신의 도움으로 누군가를 향한 도움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에 기쁠 것이다.

그러니 베푼 마음 끝에

댓가를 바라는 여지에 대해 자책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사람인지라 기브앤 테이크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가 있고

그것이 꼭 두사람 간에 일들이 아닐지라도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될 수 있다면

내가 베푼 마음은 돌고돌아 결국 나에게 올 것이다.

그러니 베푼 마음이 불순해졌다고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불순한 도움마저도 필요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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