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행동이 싫어지는 것. (19번째 일일)
어느 단체생활에나 마찬가지로
여러 입들이 모이면
좋은 말보다는 안 좋은 말들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그날도 그랬다.
한 사람 두 사람 입에서 흘러나온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는
서로의 공감을 타고 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때 누군가가 자신은 한번 싫은 사람은 영원히 싫어하게 된다며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대부분이 동조하는 분위기였고
그중 나이가 가장 어린 나에게까지
무언의 동의를 구하는 눈빛들이 날아왔다.
입술을 앙 다물었다.
"음.."
나는 잠시 고민했다.
다수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한번 싫다고 영원히 싫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내 대답에 의외라는 듯 사람들은 다음 대답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 자리에서 그 이유에 대해 선뜻 대답하지는 못했다.
사람이라는 게 어쩌다 한번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때 기분에 맞춰 뱉은 말에 내가 괜히 걸려들어 상처를 입기도 한다.
사람이라면 대부분 말투에 감정이 배일 때가 많으니까.
그 사람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동료들이 말하던 이야기에 대해
일부분 공감할 만한 상황이 생겼다.
예전에 오로지 본인의 감정 때문에
나의 기분 따위는 상관없이 행동했음에도
그다음에 다가 온 그 사람의 태도가 다시 나의 마음을 달래주었지만
또다시 그때 그 행동이 나온 것이다.
두 번은 실수가 아니었다.
그 뒤로도 여러 번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게 그 사람의 모습이었다.
사람이 한번 싫으면 영원히 싫어진다는 말은
결국 사람은 잘 변하지 않기에 나오는 말이 아닌가 싶다.
대게 같은 이유로 그 사람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기에.
사람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닌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그 사람의 행동이 싫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