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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Mar 29. 2016

자기 결정 - 페터 비에리 강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1944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난 페터 비에리는 필명 파스카 메르시어로 <리스본행 야간열차> <페를만의 침묵> <피아노 조율사> <레아>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철학사 및 언어철학 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본명의 대표작은 <자유의 기술> <삶의 격> 등의 저서가 있다.



내 삶의 작가, 내 인생의 주체
삶의 내적 연출권...



자기 결정적인 삶이란,
1)우리의 삶이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우리의 자아상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을 때이다.
2)우리가 행위와 사고와 감정과 소망에 있어서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의 사람이 되었을 때이다.


1.출발


자기 결정을 이해

하나, 자신의 사고 감정소망을 주관하여 말 그대로 삶의 작가요, 그의 주체가 되는 삶

다른 하나, 어떤 사건을 단순히 맞닥뜨리거나 당하여 그 일로 인한 경험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압도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주체가 되는 대신에 단순히 경험이 펼쳐지는 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삶

스스로의 테마

하나, 인식과 이해의 거리 (자신의 생각, 느끼고 원하는 이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났을까?)
다른 하나, 자신의 경험에 대한 평가 (나의 사고방식에 만족하는가? )


일차적인 사고, 감정, 소망에 방향을 맞추어
이차적인 사고, 감정, 소망을 발전시키는 능력

이 능력으로부터 자기 결정이 성공하는 경험을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그 무엇이 탄생한다.
그것이 바로 자아상이다.


기 인식

하나, 인식된 경험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는 것

다른 하나, 의식되지 못한 것을 의식화하는 것

<하나, 자기 인식이 자기 결정으로 거듭난다>
1) 신체적 상태와 감정, 기분, 기억의 개별적 부분, 백일몽과 상상의 흐름
2) 깊숙한 곳에 근원을 둔 확신과 희망과 욕구에 대한 확인, 과거로의 반추
3) 질문에 답하려면 시선을 밖으로 돌려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선으로 나를 보아야 한다. 내 미래에 대해 이해하려 할 때의 방식과도 비슷하다.
4) 일어난 일을 관찰하고 결론을 내서 앞뒤가 맞는 그림을 그려내려 하며 수정을 가할 준비
5) 자신 생각의 근거를 잘 밝힐 수 있는지 점검한다.(개념적 분화)
<다른 하나, 인식의 새로운 단계>
1) 과거에는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운 형태로 존재했던 경험들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
2) 감당하기 너무 버거워서 자기 자신에게조차 숨기고 의식 저편 깊숙한 곳에다가 묻어두어야만 했던 과거의 실수나 과오에 어떤 것이 있는지 처음으로 알게 되는 것


자화상

하나, 지금의 삶을 계속 진행하기 위한 자아상
다른 하나, 의지 이상의 진위가 모호하고 착각과 자기 기만과 자기 설득으로 가득 찬 구조물



생성되는 스토리가 있는 자아상은
미래에까지 죽 이어져 쓰인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누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그림
우리 자신에게 설명하는 그대로
우리의 과거와 일치하는 그림이
필요하다.



2. 문학


정신적 활동

하나, 문학작품을 읽으면 사고의 측면에서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열린다. (공감능력 성장)
다른 하나,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법 (자아상의 핵심 조명)


문학적 글쓰기

하나, 무의식의 판타지 (어둠 속에서부터 경험을 물들이던 것을 언어로 나타내기)

다른 하나, 말의 음악, 어떤 울림, 자신의 목소리 발견, 우리를 변화시킨다.


내 상상력의 물결, 상상의 중력에 이끌려 들어갈 때,
진정으로 나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생이 가르치는 논리에 따라 살아가는 것

자신이 누구인지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
내면의 공간에서는 자기 인식이 불가능하며 외부 세계로 가는 길을 걸어나가야 한다.
음률, 붓의 터치, 공예, 비디오나 사진, 춤, 옷 입기를 통해서도 가능하고 요리나 마당 가꾸기 같은 것들, 이 모든 것들은 자기 인식의 원천이다.
자신의 상상력 안에서 스스로를 찾는다는 말이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영원과제_상상력이 가진 다층적이고 복잡다단한 논리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 그 이해를 자기 인식에 이용하는 것)


타인의 역할
하나,  분노와 원망, 도덕적 수치심, 후회 같은 감정
다른 하나, 도덕적 친밀감이 있는 만남은 의리나 상대방의 도덕적 숭고함에 대한 감탄 같은 감정

타인의 시선
하나,  타인의 칭찬과 확인을 받고 싶어 하는 소망(위험한 욕구)
다른 하나, 타인에게 조종당하지 않으려는 욕구(독립적인 정신적 정체성)


3. 자기 결정의 복잡한 형태


고요함의 문화(유토피아)

자기 자신에 대해 비판적 거리 유지하기
각자 차별화된 자아상 만들어가기
그 자아상을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이 새롭게 고쳐나가며 발전 시키기
자기 인식을 넓혀가기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과 기억을 갈고닦기
소리 없이 이루어지는 타자의 조종을 명료히 꿰뚫어 보고 방어하기
자기 목소리  찾기

그러나 실상은 성공/실패, 승리/패배, 경쟁/순위의 논리가 세계를 뒤덮고 있다.



문화적 존재

언어를 경험하게 되면서 세계를 대하는 우리의 위치는 달라진다.
언어란 기호체계이며, 기호는 일정한 규칙에 의해 작동한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근거를 밝힌다. 생각하는 존재가 된다.


<언어 습득의 단계>
1) 모국어
2) 몰두의 단계 (말하는 존재, 문화적 정체성에 표현력, 사고력, 투명성)
3) 지식이 심화된 이해 (정신세계의 표현과 틀)
4) 외국어 (언어의 낯섦, 다른 정신의 낯섦, 문화적 정체성이란 우연한 것)
5) 하나의 언어를 선택하고 그 언어에 자신을 동화시키는 것(자신의 목소리를 발전시킴)



자신이 쓰는 언어가 독서를 통해 풍부해지고 차별화되고 독립적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교양의 차원에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교양을 쌓는다는 것, 그것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다.



<마무리>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아직 완독하지 않았다. 2권을 때때로 상상한다. 1권에서 보았던 힌트를 되새김질한다. 그레고리우스는 이스파한으로 향했을까, 도착했을까, 거기에 정착했을까, 돌아왔을까,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다 읽어버리고 나면 오히려 더 실망하지 않을까, 담담할까, 뻔했다고 할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작가는 필명으로 소설을 쓰고 자신을 돌아본다.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문장들 속에 그레고리우스가 세상에서 존재하는 방식을 느끼도록 했다 한다. 그 작품의 분위기는 자신의 영혼을 잘 나타낸다고 한다. 어떤 작품이든 마찬가지라 한다. 등장인물들에 살아있는 말을 주는 것은 스스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풍부한 원천이라 한다. 자신의 언어적 멜로디에서 벗어나 다른 리듬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낯섦의 경험이 거울처럼 작용하여 자신을 비춘다. 타인 속으로 들어가 자기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 아는 것이다. 그러한 작품으로 제롬 데이비스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과 윌리엄  포크너 <소리와 분노>가 있다.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어떠한 길을 밟으면서 살아왔는지 떠올리는 것, 이것 또한 자기 인식의 한 형태라 한다.

우리 자신에 관한 사실들을 더 많이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면과 심층을 분리하여 우리가 원래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는 것에 있다. 자기 인식은 값진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 살아가게 한다. 자유의 원천이며 행복의 원천이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 리뷰 보기

https://brunch.co.kr/@roh222/156

*함께 읽으면 좋을 작가들  : 존 듀이, 넬슨 굿맨, 리처드 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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