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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Mar 29. 2016

너에게 제라늄을 보낸다.

우리에게 봄이니깐...

3월 25일은 나의 소중한 친구의 생일이다. 매년 그 날을 꼭 기억해야지 생각하지만 햇수가 지날수록 그 다짐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몇 번은 놓쳤고 몇 번은 잘 기억해 냈다. 이번에도 그 날짜가 다가오면서 하루는 잊고 하루는 기억해내었다. 그리고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걸 떠올려 봤다...


길가에 핀 꽃의 꽃 봉오리를 가장 눈여겨보는 그녀, 아트 플라워 샵을 지나치지 못하고 들러 이것저것 물어보는 그녀, 베란다에 키우는 꽃이 꽃을 폈다고 인증샷 보내는 그녀... 아마도 그녀는 꽃을 무척 사랑하나 보다 생각했다. 그에 반해 나는 꽃을 전혀 모른다. 꽃은 꽃인가 보다 하고 눈인사할 정도다.


회사에서 내가 키우는 10종류의 풀들이 나에게 복종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이번 주에 물을 제대로 줄지 안 줄지 눈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내가 잘 챙겨주지 못하고 분갈이도 내 멋대로 하는 통에 여럿 죽어나갔다. 손가는 것마다 나하고 적당한 협상이 필요하기도 했다. 거기에 맞춰져야 살아남는다. 생각해보니 참 불쌍하다. 오늘은 좀 더 잘해줘야겠다.


블로그 이웃분 중에 책과 꽃으로 열심히 번식시키는 또 한 명의 그녀를 알고 있다. 이쁜 아이들을 무럭무럭 잘 자라게 하는데 열정이 있었다. 항상 보고만 지나쳤는데.. 아무래도 내가 포털사이트에서 꽃을 검색하느니 그녀에게 물어보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꽃 이야기가 포스팅되었고 나는 비밀 덧글을 남겼다.


꽃이 예쁘게 피는 꽃들을 소개해주세요~라고 ^^ 그랬더니 그녀는 제라늄을 소개해 주었다. 쇼핑몰도 소개해 주었고 자신이 제라늄 받았던 날 포스팅했던 글도 링크해 주었다. 고맙게도 추천해준 꽃들도 있었는데 나의 발빠름에 놓쳐서 그냥 내가 좋아 보이는 꽃들을 선택해 친구에게 배송했다. 그 꽃이 더 좋았을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 그여자네 집 (다다닥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skytjdah

*제라늄 온라인 구매처 HS Flowerhttp://hsflower.co.kr/


3월이라 꽃을 피우는 아이들이다. 캔디 플라워 스트로베리 크림, 웬케, 아이스 크리스탈, 호라이즌 페티코트, 화이트링 5종류와 도자기 화분 5개, 흙 봉지 2개를 보냈다. 1~2개만 보내려던게 개수가 늘어났다. 이 꽃도 저 꽃도 참 이뻐 보이고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꽃을 선물할까! 파스텔톤을 좋아해서 또 하얀색을 좋아해서 꽃잎에 두 가지 색이 더 이뻐 보여서 선택했다.


 

배송은 하루 만에 되었다. 택배기사님에게도 두어 번 통화해서 잘 배송해 달라 부탁했다. 제라늄 소개받을 때 가장 주안점이 꽃대였다. 꽃대가 튼튼하다고 꽃대에 꽃봉오리가 뿅뿅뿅 달려있다고 해서 믿음이 갔다. 외국종이 었지만 베란다 관상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키우는 듯했다. 배송은 무사히 되었고 친구는 24일 날 받았다.


친구가 보내준 인증샷 ^^


정말 싱그럽게 보인다. 나는 회사 근처에서 꽃 영양제와 작은 꽃 화분 2개를 사가지고 왔다. 씨앗도 사서 심어봤다. 좀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꽃들이 주는 힘인가 보다. 사진만 보아도 참 싱그럽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들떴다. 참 예쁘다...


여자에게 봄은 봄이다. 우리에게 봄은 우리가 싱그럽길 바라지만 바람 되로 되지 않아서 조금은 속상하기도 하다. 제라늄에게 조금은 위로받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고... 봄을 거뜬히 보내고 만나자 친구!


2016. 03. 29 (화요일, 어느 흐린 봄날에.....)



1년이 지난 제라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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