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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ul 07. 2016

<독서실력>오카자키 다케시 '책만 읽는 인생도 좋겠다'

에세이

  만화를 읽는 사람은 만화의 좋은 점을 알고 있다! 만화의 좋은 점은 다소 설명과 대사가 어려워도 그림을 보면 대강의 스토리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동작을 설명하는 지문이나 말풍선으로
간단히 문자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뛰어나다.
이것은 의외로 무시할 수 없다.

-<장서의 괴로움>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독서실력>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는 머리는 좋지 않아도 책만큼은 열심히 읽었다고 고백한다. 어린 시절 학업도 스포츠도 서툴고, 마음도 약했던 자신이 단 하나 의지할 곳은 문장을 읽는 것이었다고 한다. 내가 그토록 만화를 읽었던 이유는? 그냥 너무 좋았다는 것 밖에 모르겠다. 좋아했던 만화는 닳도록 봐도 질리지 않았는데 이제는 뭔가 달라져버려서 이별한 기분이 든다.


<독서실력>을 가볍게 읽으면서도 저 문구에 가장 큰 반응을 나 스스로 보였다. 맞아맞아~ 그림에 반하고 스토리에 반하고 순정만화는 설레면서 읽었다. 새로운 순정만화가 드물어질 즘 다양한 만화를 섭렵하기에 이르렀는데 알지 못해도 이해하지 못하리란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충분히 상황이 그림으로 이해가 되었다고 느꼈지 멈추지 않았다. 넘기다 보면 어느 정도 큰 그림이 그려졌다.


내가 좋아했던 만화 작가들의 작품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훌리아의 모태는 순정만화

https://brunch.co.kr/@roh222/90




끝이 없는 만화책은 완결이 없다. 아직 완결이 없는 만화도 있을 테다. 그래도 완결을 좋아하는 편이고 완결 없는 책은 중간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유독 여러 번 찾아 본 장편엔 스포츠 만화가 많았다. 아다치 미츠루 작품도 기억나고, 유도만화 <캠퍼스> 30권도 인상 깊게 생각난다. 특기라고 할만한 점은 보고 싶은 부분만 찾아서 볼 줄 알았던 점이다. 좋아하는 흐름을 기억하고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시 그 부분을 펼치고 들여다본다. 뭐가 그렇게 좋았던 건지 사실 다시 이해하려고 해도 무리다.


중편 정도라면 10~20권 사이?라고 여겨지는데... 나에게 베스트 작품은 기억이 희미해지는 시점마다 다시 읽었다. 그 주기는 2~3년 정도였을 것 같다. 만화에 매료된 이유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면 순정을 더 이상 논할 이야기조차 없을 때라도 비집고 들어가는 틈새? 새로운 발견? 이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 그렇게 15년을 읽었다. 이후엔 읽었던 만화만 찾아 다시 보는 정도였다.


만화는 다양한 삶의 총 집합체이기도 하다. 장르도 셀 수 없다. 좋은 점, 나쁜 점 가리지 않았다. 결국 다시 볼 만화와 아닌 만화로만 가려졌을 뿐이다. 걸려진 만화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 같은 그런 느낌이다. 다시 만나서 정답게 얘기 나누다 헤어지는 그런 사이다. 지금은 아주 멀리 와버린 듯 느껴지지만 내 가장 밑바닥엔 여전히 샘물처럼 솟아나 잔잔히 흐르고 있다.


지금 웹툰이 인기다. 독서의 길이 달라져서 내가 웹툰을 읽는 일은 드물지만 웹툰에 푹 빠진 아이들이 나와 같다면 곧 활자 책에 손댈 가능성이 높다. /만화를 읽지 않는 사람은 책도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오카자키 다케시 작가의 말이 의심 가지 않는다... 문학의 입구에서 방향을 찾기 어려웠고 그 시간 더디게 갔다. 멘토를 빨리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젊은 시절은 서정적 시기다.
한 개인이 거의 전적으로 자기 자신한테 집중하고 있어서
주변 세계를 보지도, 이해하지도, 명료하게
판단하지도 못하는 시기...

- <커튼> 밀란 쿤데라 -




독서실력   /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                                                 


독서에 소비한 지금까지의 방대한 시간을
좀 더 의미 있는 데에 쓸 수 있었을까?
그 시간이 아까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내일도 똑같이 살아갈 것이다.




'책만 읽는 인생도 좋겠다' <독서실력>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는 이 책이  즐기기 위해 책을 읽고 싶은 사람, 가급적 독서 시간을 많이 늘리거나 다양한 작가의 여러 책을 두루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 책은 매우 느린 미디어, 시간의 흐름을 한순간 멈추게 할 수 있는 미디어다. 작자가 만들어낸 말의 세계를 자신의 식으로 번안해간다.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자세를 찾아가는 것이다. 독서는 작가와 독자의 파장을 맞춰가는 작업이다. /


'독서의 독'과 '독서의 기쁨'이 교차된다. 내 독서의 기초체력은 순정에 있다. 문학에 겨우 닿았고 이제 시작이다. 문학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 지 가늠할 수 없다. 여전히 독서에 있어서 내 의견보다는 감상에 치중하는 편이다. 작가의 내밀한 목소리를 그대로 편집하는 편이고 내 생각은 점점 멀찌감치 떨어트려 놓게 된다.



독서의 수준기가 완성되면 그것을 의지하여
점점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 굳어진다.

'나' 에게 지지 않도록 읽고 싶다.




오카자키 다케시 한 사람의 독서 흐름을 읽는다. 일본 문학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가볍게 넘겼다. 일본 만화책은 많이 읽었어도 일본 소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저자의 독서의 길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모든 독자는 각기 자신의 길을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독서는 혼자서 하는 행위지만 독서에 관해 이야기 나눌 친구가 있다면 더욱 홍복洪福이지 않을까.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서 소통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궁리가 취미다. 잘 읽어나갔으면 좋겠고 좋아하는 작품을 많이 읽어서 언젠가 꼭 다시 읽어보는 그날을 상상한다. 잊어버리지 않고 꼭 붙잡고 있는데도 셀 수 없이 잊힌다. 어떻게 읽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읽고 마쳤는지 사진을 찍듯이 리뷰를 남긴다. 다시 읽었을 때마다 새롭다.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15년 후, 20년 후에 달라졌을 나를 그려본다.




<책에 관해 쓴 책> p257~268

#마루야 사이치 <주머니의 책과 책상의 책>
-이시카와 준, 후쿠나가 다케히코, 하야시 다쓰오, 시바다 쇼쿄쿠, 앤서니 버지스, 이치시만 슌조, 사이토 료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우치다 로안, 호르헤 보르헤스, 우에쿠사 진이치, 다니자와 에이치,  시인 이시다 하쿄

#아라카와 요지 <잊혀진 과거>
-존 스타인벡<생쥐와 인간>, 기 드 모파상

#다카하시 겐이치로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습관, 죄 많은 즐거움>
-오에 겐자부로<뒤바뀐 아이>, 다카무라 가오루<하루코 연가>, 가타오카 요시오<7월의 물방울>

#기타무라 가오루 <하늘을 나는 말>
-귀스타브 플로베르<플로베르와 페키쉐>, 요코미쓰 리이치<침원>, 료진히쇼

#오사다 히로시 <나의 20세기 서점>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루이 아라공,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베르톨트 브레히트, 발터 벤야민, 조지 오웰, 실비아 플라스

#세키카와 나쓰오 <책 읽기의 거풍-일본의 근대문학 재독>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즈의 무희>, 아리사마 다케오<한 송이의 포도>, 무라카미 겐조 <지로초 삼국지>, 중국의 문학자 루쉰 <후지노 선생>, 야마모토 슈고로<젓가락 이야기>




<책에 관해 쓴 책>은 서평집, 독서론 관한 책 소개였다.  번역되지 않은 책 들이어서 아쉽다. / (오카자키 다케시) 책에 관한 책을 모으게 된다. 책 자체를 읽기보다 책에 대한 책이 더 재밌을 정도다. 책 속에서 소개한 책을 읽고 싶어지거나 저자가 책을 읽는 자세나 행동을 따라 하면서 독서욕이 자극된다. 이것은 영구적인 독서 운동이다 /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정작 읽어야 할 책 고르기가 쉽지 않다. 자주 마주치다 운명처럼 다가온다. 읽을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진입이 어려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책들도 많다. 기다림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서 다시 읽어냈을 때의 기쁨은 두 배다. 아직 다양한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점점 나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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