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한다.
우리는 여러 번 약속을 하고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약속한 시간을 바꿨지. 익숙한 일이고 나는 너를 이해하고, 너도 나를 이해해서 우린 또 다음 시간을 기꺼이 기다린다. 오늘은 너만을 위한 시간으로 비워둬야지-라고 나는 생각해. 그래서 약속시간보다 늦더라도 나는 기다린 시간마저도 널 만난 시간이라고 생각해.
너는 언덕을 올라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인사하고 오느라, 무슨 일인지 자세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너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생각보다 약속시간보다 지체되어서 미안하다고 했었지.
나는 자리를 옮겨 혼자 이것저것 궁리하다 주문을 했어.
너는 그래도 주문한 요리가 나올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지.
우리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고 우리의 앞으로 시간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어.
우리는 매번 서로의 시간을 궁금해하고 응원하고 다독이지.
나는 너에게 위로받은 시간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 잊을 수 없고. 나는 너에게도 힘이 되어주길 바랐지만, 나는 생각보다 그러질 못하고 있어.
너는 언제나 나보다 항상 앞서가고 있어.
나는 너를 쫓기 바빠.
나도 너에게 잘하고 싶은데 매번 받기만 해. 너무 공평하지 못해.
나도 잘하고 싶은데...
오늘도 우리 낮 1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는 매번 그 시간에 못 만나는 것 같아.
우리는 현실에 맞추기 바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어떤 활력이 무척 필요한 순간들이 더 빨리 닥쳐오는 것도 같아. 쉬고 싶은 생각은 끊임없이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요즘 그런 생각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 그 시간들이 무겁게 엄습해 오기도 해.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는 하루하루가 이토록 빠르고 생각할 시간이 부족한지 몰랐어. 오늘보다 내일이 더 그럴 것만 같아. 한없이 길다 가도 단절된 시간들이 상상이 되니? 미리 그런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지만, 또렷이 인식이 돼.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묻게돼. 날 재촉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앞서 가버려..
나는 이 시간 이후에 널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너의 얼굴을 살피고 너의 이야기를 듣겠지.
나는 미소 지을 테고 저녁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돌아오겠지.
우린 어떤 이야기를 열띠게 나누기보다. 듣고 수긍하고 약간의 주장과 약간의 설득으로 고집도 부릴 테지. 그러다가도 모든 선택은 너의 뜻대로.. 라며 받아들일 테지. 저번에 난 너를 이해하지 못한 말을 또 해버렸던 것에 대해 반성했어. 그런 말 어리석고 오늘은 그런 일이 없을 테야.
너를 만나기 전 갑자기 오늘을 기억하고 싶어 졌어.
나의 기록이지. 네가 만약 읽는다면... ^^;
너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너의 길을 응원해. 힘내.
2016. 12. 10 겨울 너와 약속한 저녁시간에.... 훌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