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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Dec 13. 2016

나는 열심히 노래를 불러야지.

나는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한 글자. 한 글자. 나의 노래랍니다.

내 목소리는 조급하게 들릴지, 경박하게 들릴지, 나는 내 글을 따라 읽어 보지만, 타인이 느낄 그 느낌을 느낄 수 없다. 내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까. 글에도 정말 목소리가 있다. 작가의 글, 이웃의 글, 내 님의 글. ㅎㅎ 읽으면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빠르게 때론 무겁게, 부드럽게, 조용하게... 그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도 아닌데 이 모든 건 나의 착각이었을까?


요즘은 책을 읽고 바로 출력하듯이 글을 쓴다. 아주 짧게 또는 한 가지를 계속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해서 내 맘대로 기, 승, 전, 결 만들어 버린다.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역시 그렇지만, 독서를 하고 요약하는 일이 참 어렵다. 몸살이 나는 것 같았다. 글이 비처럼 내리는 것 같았다. 여기서 작가는 무슨 의미였을지 고민하다 보면 페이지 모퉁이마다 전부 접혔다. 이제는 내가 밑줄 그은 곳이 어딘지도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이 되었었다. 그래서 아예 한 줄씩 적어뒀다. 한 줄이 한 문장이 되고 다시 삭제하고 다시 쌓기를 여러 번 이어서 했다. 정말 남길 문장만 편집하고 편집했다. 내 목소리도 아닌 작가의 목소리를 그렇게 옮겨왔다. 


문학을 좋아했던 이유는 나와 같은 생각에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어서였다. 나 혼자만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들은 저마다 생각의 동굴이 달랐고 깊었다. 내가 모르는 곳으로 인도했을 뿐 아니라 방치하기도 했다. 상처투성이로 뒤따라 갔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되묻고 싶었다. 


실용서를 읽고 있어서 새로운 이론과 정보에 머리가 과부하되기도 하지만 문학처럼 머리가 아픈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실용서를 잘 읽고 내 생각을 있는 대로 말해야지 생각하면 기분이 홀가분해지기도 한다. 내가 헛소리를 그렇게 하고 싶었나 보다. ㅎㅎ 그런데도 문학이 그리운 마음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만나지 못하니 서글프다. 인위적인 이별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그리운 마음이 생긴다.


이 달의 문학 코너를 만들어서 지난 2년간의 읽은 책을 내 마음대로 묶어 소개하고 있다. 내가 사랑한 책들을 떠올리며 글을 써 내려가니 나는 너무도 즐겁게 쓰고 있었다. 꼭 내가 노래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직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나의 노래구나 그렇다면 나는 열심히 노래 불러야지 생각했다. 



: 티스토리에서 : 이 달의 문학 


* 메타포 그게 뭐죠? 몽상가, 메타포 문학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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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존 문학의 탄생, 끝없는 허무 속 일말의 희망을 기대하는 작가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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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아웃사이더 작가, 일본 고전 문학의 진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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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의 아홉번재 파도에서 로맹 가리 작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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