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저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고 배운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저는 줄곧 정신적 생존의 문제에만 너무도 깊이 몰두해 왔기 때문에 다른 일들은 모두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 Kafka -
올 한 해도 제 독서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정리했습니다. 만화와 헤어지는데 12년 걸렸고요. 방향없는 독서에서 헤어나길 8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어요. 20년을 그렇게 읽었고 그 시간이 저에게 어떤 의미를 줬을까도 생각했어요. 너무 좋아서-. 다른 이유는 없어요. 즐거움만 추구했다는 점이 잘못일까요? 어떤 의미였다고 말하긴 어려워요.. 그런 시간 가득 채웠지만, 전진없는 시간이 도래했구나를 (막연히) 느꼈어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거나 새로운 책도 더이상 새롭지 않았어요.
다시 시들해지기 전까지, 제게 '어떤 (형태의) 독서'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어요. 제 머리론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책과 씨름하다 중도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긴 시간을 생각하면 못 다 읽고 끝나기도 하겠죠? 제가 모르는 책은 왜 그렇게도 많고 저는 평생 읽지도 못할텐데 책은 왜 거기에 있을까요? 저만 두고 앞서 가버리는 책들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뒤쫓지 않아야 하겠죠... 제가 읽을 수 있을만큼만 알뜰하게 읽어야 할테죠... 그런데도 계속 되묻게 돼요. '왜 책은, 그들(작가의 목소리)은 거기에 있나요?' 라고....
독서 방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배웠다면 저는 배운데로 독서를 했을까요?
아마도 저는 저 읽고 싶은데로 읽으려고 고집을 부렸을 것 같아요.
읽고싶은데로 실컷 읽는 그 방법밖에 모르겠어요.
읽는 시간은 또 다른 시간을 찾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 시간 속에서...저는 납득했으면 좋겠어요.
- 훌리아 -
독서 방향을 잃고 싶지 않아서 제 나름대로 카테고리를 나눴었지요. 작년에 비해서 풍경은 다양해졌습니다. 사유, 소설의 세계, 현대 철학/인문, 단단한 독서 등 카테고리가 더 나눠졌어요. 느낌상 그러한 데로 나누고 싶었기에 (의미가 없기도 하지만) 어디까지 나누게 될지 조금은 기대하고 있어요. 과학, 사회, 역사, 예술 분야로는 제대로 시작할 수 없고, 지금은 문학과 거리를 두고 있고 실용서를 집중적으로 읽고 있습니다.^^; 훌리아 책방이라고 이름짓고 티스토리에 싹을 티웠습니다.ㅎ 실용적인 블로그입니다. 구글 애드센스 광고도 달고 수익도 만들고 있어요. 아주 미미하지만요...
키북도 바꼈어요. (저에게) 그 책을 압도해버리는 책을 만났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키북은 계속해서 바뀌는 것일까요? 한 권의 책을 꼭 붙잡고 싶은 마음에 리뷰를 남기게 되었고, 제가 이해한 흐름대로 사진찍듯이 발췌한 글을 정리했어요. 작가의 형식을 되도록 남겨두고 싶었고, 제 감상 위주의 메모였어요. 비평이란 저에게 어려운 것입니다.
실존 문학이라고 이름 지어 놓고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이전의 읽은 책들이 다시 한 권의 책이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더이상 한 권이 한 권이 아니고 서로 어깨동무친구구나 생각했어요. 20세기 문학을 읽으면서 실존의 슬픔이 가슴아프게 느껴졌어요. 지금은 21세기 얼마나 벗어났을까요... 세기는 비워지고 채워지고 나아가면서도 인류는... 진정한 리셋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2015년 기존 키북)
실존 : 알베르 카뮈 <이방인>,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메타포 :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여성문학공간 : 아니 에르노 <한 여자>
동서양 인문 : 신영복 교수의 <담론>
(2016년 변경 후 키북)
사유 :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실존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메타포 :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여성문학공간 : 아니 에르노 <한 여자>
소설의 세계 : 밀란 쿤데라 <배신당한 유언들>
현대 철학 : 발터 벤야민 <일방 통행로 / 사유 이미지>
동서양 인문 : 신영복 교수의 <담론>
단단한 독서 : 마쓰오카 세이고<독서의 신>
올해 최고의 책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저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책이라고 해야 할 듯해요. 계속 생각이 나서 슬픈 책들입니다. 실존문학이라고 카테고리를 지었을만큼 저에게 실존과 메타포는 가장 관심있는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책은 기분 좋은 것만 담아내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다음은 틈틈이 남겼던 글이예요. 이것이 제 올해 결산이지 않을까 싶어요.^^
메타포 그게 뭐죠? 몽상가, 메타포 문학을 보다.http://holia-81.tistory.com/179
실존 문학의 탄생, 끝없는 허무 속 일말의 희망을 기대하는 작가들..http://holia-81.tistory.com/165
나는 열심히 노래를 불러야지.https://brunch.co.kr/@roh222/267
이어 읽고 싶은 작가들도 생겨났어요. 발터 벤야민,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카프카는 예외일테지만, 작가의 생각, 소설에 관한 이야기, 책에 관한 책 이야기 등이 참 재미있어요. 그래서 전집이랄께 있다면 찾아서 이어읽고 싶고 되도록 에세이->소설 순으로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어렵기도하고 거의 절반이상은 이해하지도 못한채 넘기기도 하겠지만 제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고 싶어요. 그렇게 알게해줘서 참 고마운 작가들입니다.
<마무리>
여전히 발가락 하나 담근 기분이고요... 내년까지는 속도를 내고 싶은데.. 제 속도는 빨라지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시간뿐이고 독서할 수 있는 시간 넉넉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저는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구나를 느낍니다. 잠을 덜 자야할까요? 양보할 수 없어요....^^;2년간 읽었던 책들을 저 나름대로 통합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저도 모르게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구나 느꼈어요.
시작은 독서편(http://roh222.blog.me/220819166995)이었고,
소설의 세계(http://roh222.blog.me/220824488825)를 묶어보는 연습?을 하고
로맹가리도 정리해보고요. 또 실존과 메타포까지 기억에 남는 글을 정리하고.. 더 이어서 여성문학과 파스칼 키냐르도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렇게 독서와 정리?를 거듭하다보면, 좀 더 독서가 나아지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제 2016년 1차가 끝났고, 앞으로 몇 회를 거쳐 정리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몇 년에 한 번으로 그칠지도 모르고요. 매 년 할 수 있도록 독서를 잘 하고 싶습니다. 결산없이 지나나 보다 생각했는데 틈틈이 쓴글을 엮어서 포스팅할 수 있었어요... 올해도 저의 문학방(<-이름지었어요. 여기는 저의 홈그라운드입니다.^^) 에 들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내년 봄에는 대한민국도 새롭게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미래의 대한민국정부 - 민중의 저항하는 방식 '울지 않기' http://holia-81.tistory.com/183
이 글을 남긴 날 5차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실망스럽고 실망스럽네요. 여러가지로... 지금까지 청문회를 모두 지켜봤습니다. 매일같이 손석희 앵커 브리핑을 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네.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