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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Mar 14. 2017

탐구보고서 <젊은 소설가의 고백> 움베르토 에코 처럼

나는 어떤 학문에 대한 책이건 일종의 추리소설,
그러니까 어떤 종류의 성배를 찾는 탐구 보고서처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 움베르토 에코 -



원래 직업은 교수이고 소설가로서는 아마추어인 사람, <젊은 소설가의 고백>은 움베르토 에코의 에세이다. 그는 철학자이자 기호학자이다.  마흔아홉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입문하였다. 그에게 소설 쓰기는 자신의 소설 시대의 정보들만 모아두었던 널찍한 벽장을 여는 것과 같았다. <장미의 이름>을 완성하는데 2년, <푸코의 진자> 8년, <전날의 섬>과 <바우돌리노>는 6년,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은 4년 만에 쓸 수 있었다. 이 에세이엔 이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집중하기 어려웠다.


소설은 단지 언어의 조합이 아니다.
서사는 라틴어로 렘 테네, 베르바 세쿤투르Rem tene, verba sequentur,
즉 '주제를 고수하면 언어는 따라온다'는 법칙에 지배받는다.

- 움베르토 에코 -



소설 세계를 꼼꼼히 설계하면 공간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 지 알게 된다. 시대적 배경, 서술자와 등장인물의 대화 구조, 목격자가 되어줄 독자에게 공범자가 되어달라고 간청한다. 모든 예술에서 제약(시간 제약 등)은 기본이다. 성공할 수 있는 소설을 쓰려면 어떤 비법들은 비밀에 부쳐 두어야 한다.


* 경험적 독자 / 모델 독자
경험적 독자 : 여러가지 방식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하는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델 독자 : 경험적 독자가 아니다. 텍스트를 추측할 수 있는 독자다. 모델 독자는 모델 작가를 이해한다.

* 기호 전략 (독자라는 집단을 위해 만들어질 때)
-. 작가의 의도대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해석된다.
-. 독자 언어 능력(문법적 규칙을 이루는 특정 언어 이해)
-. 언어와 함께 발전한 문화적 전통(문체적 관습)
-. 텍스트들에 대한 지나간 해석의 역사
독자 개개인은 이 모든 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내 마음속 내밀한 곳에서...
세상에 두 종류의 시인이 존재한다.
하나, 열여덟 살에 자기 시를 모두 불태워버리는 좋은 시인과
평생 시를 쓰는 나쁜 시인이다.

- 움베르토 에코 -





블로그는 저의 날들의 탐구보고서 입니다.



6개월 동안 실용서를 주로 읽었어요. 입문서가 될만한 책도 읽었고, 흥미위주의 책도 읽고, 드라마도 열심히 보고, 요리도 배우고.. 여하튼 문학과는 거리를 두었습니다. 제가 이런 말하면 부끄럽지만, 사랑하는 문학을 놓고서 현실에 더 충실해 보았습니다. 오그레가 되지 않으려고요.. 작년 1월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었죠. 저도 조르바에게 묻고 싶어요. '만일에 사람들이 눈을 떴을 때, 당신이 지금의 암흑세계보다 더 나은 세계를 보여 줄 수 있다면... 보여줄 수 있어요?' 라고요...이미 답은 들었을까요?



6개월이란 시간을 끝이라고 만들어 두었지만,
사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제대로 읽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읽다가 다른 책으로 넘어간 것도 많았고,
더 읽고 싶었던 분야의 책을 이어서 더 보지도 못했고요.
아직 통합적인 사고는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이제 걸음마를 뗀 아기 같아요.
문학과 실용서(교양서)를 읽는 제대로 된 패턴을 가지려고 해요.
제 멈춰진 시간은 아마 거기서부터 시작일 겁니다.
- 훌리아 -



6개월 동안 블로그 이웃분들, 브런치 작가님들, 티스토리 등등 인터넷에 쏟아져 나오는 글들이 모두 살아움직이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이야기가 다르면서도 같고, 매일 같이 쏟아져나왔어요. 제가 아는 분들이 여러분이 되니깐 흐름을 지켜보게 되더라고요. 오늘은 그런일이 있으셨구나, 이런 책을 읽으셨구나,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의 책장이 쌓이는 기분이었어요.



나에게 책이란....
언제나 거기에서 침묵하고 있었던 건지
아우성을 치고 있었던 건지
왜 그곳에서 소리 없이 말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제가 두드리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겠죠...
- 훌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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