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미리 쓰는 편지

2015. 07. 01 기록

by 훌리아

전야제...

생은 가벼워지지 않네요..

당신의 생일이 돌아왔어요.

한 해를 어떻게 보냈을까요?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합니다.

전 그렇게 만만한 여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두 손 두 발 들었죠?

침묵이 모든 걸 다 이해시킨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선 모든 걸 쏟아 낼 때도 필요하단 걸 알았어요.

속이 시원해서 이제 담아두지 않으려고요.. 겁나죠?




당신 다이어트 두 달 만에 18kg이나 뺀 걸 저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니 이제 그만 얘기하면 좋겠어-라고 말하지 못했네요.

귀에 못이 박히려고 합니다.

농담이고요.. 방치시킨 몸을 재정비한 걸 축하해요.

젊음과 활기... 덩달아 저도 운동을 하게 됐네요...

당신은 항상 과해서 탈이에요. 더더더 빠지려고 해서 걱정이 될 정도네요..

아참, 금연은 1년만 하는 거였어요? 그런 맹세 정-말 믿을게 못되네요.

(다음주 화요일 21일부터 다시 금연하기로 했다는 것 알죠? 저는 기억하고 있으니깐 잔소리는 여기까지 할께요)




다시 본론으로 가서 '한해 동안 어떤 줄 아세요?'

당신의 걱정을 반만 줄였으면 좋았겠다 싶은 거예요...

저는 그런 거에 비하면 참 태평한 성격입니다.

저의 정신건강은 이상 없다는 걸 알죠?

당신이 걱정이었어요...

전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 했어요..

제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늘어서 감당하지 못하면 어쩌나 불안했어요...

불안이 사라지길 바랬어요...

미안해요...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했네요.

행복하기도 했고 여한이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4월엔 그리운 분들을 찾아뵙고도 왔었지요..

만날 수 없음을 확인해도 모든게 낯설고 낯섭니다..




시간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걸까 싶어서 화가 납니다.

이러려고 편지를 쓴게 아닌데...

당신 전에 없는 빈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만큼 또 전에 없이 걱정이 늘어서겠지요?

항상 뼈가 닳아버릴 만큼 숨도 안 쉬고 일을 해치우는 당신이라서... 안쓰럽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당신은 그런 사람인데...

시간은 저만치 가버리니 허무해지네요...

당신이라는 나무가 언덕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해요.

뒷모습이 때론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푸르고 아름답고 늠름합니다.

저는 항상 새롭게 당신에게 반하곤 하지요...

이런 사랑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만큼...

당신의 생일을 축하해요.

건강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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