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6. 26 무더운 여름 전초전
1년은 무척 빠릅니다.
여전히 저는 당신 곁에 있습니다.
그동안에 써왔던 편지 속에 어떤 모습으로 그려왔을까 생각해 보지만 부끄러울 것 같아요...
여전히 전 어리광쟁이랍니다.
무척 힘들게 하는 저 일지도 몰라요.
받기만 하는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후회가 없다고 말했죠.
지금 너무 행복하니깐 언제라도 당신이 없더라도 저는 후회 따윈 하지 않는다고 말했죠.
저의 행복만이 중요한 건지도 모를 발언이었지만..
당신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아무튼 당신의 생일날이면 이렇게 편지를 남깁니다.
나중에 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제가 당신이 그리운 날 제 글을 보며 위안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당신이 눈앞에 그려져서 덜 슬퍼할 거란 생각도 들어서입니다.
여전히 쓸데없는 짓이라고 할 건가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습니다.
요즘은 다른 어려운 것들은 집어치우고 인생의 고지를 생각합니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가겠어요.
모든 걸 여기에 두고 가겠지 싶어서 슬퍼집니다.
어떻게 하면 덜 슬퍼질까도 생각합니다.
생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합니다.
함께여서...
이 순간들이 슬프고 아름답습니다.
이제 그런 말들도 이해가 가기 시작한 나이일까요...
당신도 나이가 참 많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들이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대로 여전히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어요.
요즘 열심히 금연도 하고 있고 분명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다이어트도 돌입할 거라 믿습니다.
금연으로 인한 건지 부쩍 살이 올라서....
놀랍게도 팬더로 보일 때도 있고 아주 귀엽습니다.
편지는 아날로그고 언제 분실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기에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아마 당신은 모르실 테지만 여기 제 마음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건 어디에서 발췌해온 기사도 글도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저이기도 합니다.
그동안에 써온 편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그것을 여기 옮기는 건 무리겠다 싶네요.
훨씬 어리고 철없던 시절의 저라서 도무지 무슨 말을 늘어놓았을지....
당신의 1년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많이 흔들렸고 슬펐고 좌절했던 건 제가 옆에서 지켜본 결과 그것은
'지키고 싶었던 것이 많아서'입니다.
여전히 기억은 되돌아오고 그걸 막을 수는 없지만 당신은 있는 그대로 그것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삼키고야 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지 저는 알고 싶어집니다.
당신은 쉽게 잊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