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책을 질투해요.
내가 가지지 못한 보물을 숨겨놓은 것 같아서 훔치고 싶어요.
거기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보르헤스는 완전히 잊히고 싶다지만 아마 그러지 못할 거예요.
저는 저만의 도서관을 상상하는데 어떤 책으로 채울지 모르겠어요.
생각보다 어려운 일 같아요.
책장을 세우고 채웠지만 다시는 책을 넣어두지 않아요.
도서관 책장 사이사이를 걸어요.
내가 온 줄 아무도 모르겠지요.
그들은 눈감은 채 기다렸어요.
그리고 이런 우연을 기다렸겠지요.
아니어도 그만이었을 그런 우연이요.
처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을 알았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들은 완성시켰던 거예요.
생이 끝나길, 잊히길 바라면서
그들은 무위로 돌아갔어요.
여기에 남겨진 소동은
잠시 아우성치다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어요.
절대적으로 올바른 것은 없음을 상기시킬 때
전복되지 않기 위해서 여기에 도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