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워졌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언제나 자기 자신 속에,
자신의 stasis 속에 굳건히 현존하기 위한 부단하고 고된 노력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빠져나가도
우리는 죽음의 영역을 건드리게 된다.
흘려보낸다면 그 어떤 미스터리도 풀 수 없다. 멈춰 서서 그 의미를 파헤쳐야 한다. 의심하지만 붙잡지 않고 지나친 후 후회해도 때는 늦는다. 알아차리기 어려울 테다. 그 의미를 내게 보낸 신이 있다면 그 신의 뜻마저도 알아차려야 한다. 내게 보낸 의미를 음미해야 하고 그 순간을 멈춰 서게 해야 한다.
했었더라면 하고 지난 후에 다시 생각해 봐야 소용없다.
파도가 파도가 된다.
버뮤다의 소용돌이 속처럼
글은 사라지고 온전한 것만 남았다.
그 자리 휘발되어서
내 두 눈 앞에 펼쳐진다.
자연의 그것처럼
언어 이전의 이미지만을 남긴다.
심연은 죽음의 영역을 건드린다.
내게 온 의미의 순간에 멈춰 선다
파도가 파도가 되는 삶이다.
버뮤다의 소용돌이 속
사라지고 온전한 것만 남았다.
두 눈 앞에 펼쳐진다.
자연의 그것처럼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미지만을 남긴다.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길
놓아두고 오는 길
마지막 이미지 희미하게 남았다
음향 줄어들고
빠른 포르티시모?
망각은 어이없어한다
돌아온 나도 우두커니 앉았다
더 자주 생각이 난다. 읽고 있을 땐 몰랐다. 계속 읽을 테고 언제든 펼치면 되니깐... 오히려 제촉받는것 같아 불편하기까지 했다. 읽지 못하니 딱 이런 기분이 구나 싶다..
독서 리뷰를 다시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 내가 나를 느끼는 기분이고 작가와 마주친 기분 들어 새롭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다시 되돌아간다. 읽었을 그 순간이 꼭 지금인 것처럼 느껴진다. 함께 호흡한 느낌이 느껴진다..
내가 글을 남길 수 있어 감사하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숨기듯 여기저기 구겨 넣듯이 남기는 듯도 하지만 멈춰지진 않는다. 잊히면 다시 떠오르고 글을 남긴다. 이제는 내가 쓴 글도 내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든다..
경제책도 읽고 민주주의 관련 인문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그동안 너무 미뤄서 이렇게 돼버린 걸까요? 통치와 협치를 아시나요? 함께 만들어가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요? 저는 모든 게 저와는 거리가 아주 먼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다시 민주주의를 배우려고 합니다.
그런 노력을 해왔을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관심이 짧고 금방 잊어버려서 죄송합니다..
엮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한데
어쩌면 드러낸 실체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왜 확인하려 할까?
내 나이 마흔아홉이 되거든
보후밀 흐라발이 되고 싶다
정신적 생존의 문제만이 문제
살아남는 방법을 찾고 싶다
불덩이가 되는 것
더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내 안에 불씨를 키운다
검고 볼품없는 조각
타 죽더라도
이 불길에 지더라도
내 작은 불씨를 안고 걷는다
검은 산
정상에 남긴 숨결
어디에도 없을 뜨거웠던 너
가볍게 흩어졌다
나의 서랍장 속에 담긴 글들이다.
왜 담겨 있을까?
내 글이었던지, 작가의 글이었던지 알 수 없는 저 글 속에서 나는 잠시 다녀간다.
내가 왔노라고.....
잘 있어라. 내 잊고 있을 날들이 더 많을 테고, 너희는 자유다.
흘러가고픈데로 잘 가고 있길...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