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르바 '주저앉지마세요'
오래전 나는 누군가의 아이로 태어나 누군가의 부모 형제로 살고 있다. 그 누군가의 선택이지, 나 자신의 선택은 절대 아니었다. 주저앉고 싶고, 울고도 싶고, 아니 이젠 너무 많이 울어 , 악 밖에 없다. 점점 굽어가는 허리와 팔, 다리에 힘도 없는 가죽밖에 없는 육체만 남았다... 지금 난 고르지 못한 긴 숨 쉬고 있다. 아직 살아있다, 살려면 일어나야 된다.
주저앉고 싶은데 정녕 죽을 용기가 없는 건지 아니면 무엇이 나를 이렇게 세상의 끈을 부여잡고 나를 놓아주지 않는지. 나의 자아는 이렇게도 나약한 것인가. 나는 다시 나를 자책질한다. 거친숨을 고르고 있다. 나의 세상과 처음의 시작은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어떤 선택을 내가 하고 푼데, 여전히 난 선택할 수도 없고, 하지도 못한다.
내 남은 삶의 선택도 나와는 별개가 되어 버린 지금...
난 지금껏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그저 내 주변의 끈을 놓지 않으려, 나의 선택도 없이 죽을힘을 다 해 용
쓰고 발 부등치며 살아왔는데.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세상은 여전히 나에게 바보 같은 사람, 실패한 인생이라 한다. 지금 내 옆을 지나가는 이가 나보고 일부러 들으라는 건지 나를 손가락질하며 얘기한다, "너도 나중에 저렇게 살기 싫으면 지금 똑바로 살라"고... 그들의 대화보다 그들이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가죽뿐인 내 육체와 말라버린 내 심장을 갈가리 찢어 버리고 가 버린다.
그들은 내가 얼마나 처절하게 세상과 싸워왔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나에게 묻지도 않고 내 삶을 난도질한다.차라리 내 삶의 끈을 난도질해주었으면 한다. 내가 놓지 못한 이 세상의 끈을 놓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니 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런 내 삶, 누군가 알아주는 이가 있을까?
정녕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단 한 사람도 몰라 주면 어쩔까?
갑자기 겁이 나는 나는...
내 삶은... 뭐지?
난 그들보다 그 누구 보다 더 처절하게 세상과 싸워 왔는데, 내 현실은 여전히 궁핍하고 궁색하다 아니 찌질하다 뭐가 아쉬워 아직도 이 세상과의 끈을 놓지 않는 건가... 정녕 나에게 다음 생은 있는 건가, 다시 태어난다면 그땐 내 삶도 선택받은 자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연결고리인지, 무엇부터 다시 풀어야하는지, 아니 사실 이젠 그럴 힘도 그런 삶의 시간도 없다. 그게 지금의 나의 현실이다. 이제 그저 편히 주저앉고 싶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차들과 차 사이로...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사이 속에서도 나에게도 불어와주는 이 바람
이 바람결에 편히 주저앉아 그저 잠들고 싶다... 만일 그 꿈에서 선택받은 자의 삶을 산다면 그 꿈에서 깨어나지 않을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한 나의 마지막 선택이다. 이 선택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이 꿈을 꾸는 게 나의 마지막 소원이자, 꿈이 되어 버린 2017년의 여름......
p.s
언젠가 그날이었지...
그날 내가 주저앉아있을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 주었다면,
그럼 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