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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Apr 04. 2018

나를 사랑하지 못해 아니 사랑해.

겨울에서 봄 훌리아의 서랍

#1. 작가와 독자


행성 주위를 돌고도는

먼지 같은 나


중력의 힘으로 맴돌거나

튕겨져 우주로 이탈하거나


머무는 것도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다



#2. 고독


이름 없이 거기

오래도록 거기

잊힌 채 거기

홀로 있는 나


외롭다 말하지 않고

쓸쓸하다 말하지 않고

보고 싶다 말하지 않고

기다렸나


언제부터 거기

얼마나 거기

그렇게 거기

남겨져있나



#3. 덧글


한 번도 여기 온 적 없는 사람처럼

나인적 없던 것처럼

처음 본 것처럼 반갑게 인사해

괜찮은 사람처럼

아닌 척 발자국을 남기고 돌아다녀

괜찮은 사람처럼

붙잡히지 않도록 살짝살짝 숨어버리지

안 그러고선 의미를 알 수 없게 되어버렸지

숨바꼭질이 일상이 된 거야

모두 숨바꼭질하고 있어

재미난 놀이가 아닌 놀이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없어

단지 '그것'에 의미를 두려고 하지...



#4. 역사


나에게 친절 해질 수 없다

반항이라도 해야

그들에게 위로가 전해지기라도 할 듯이...


저 사막은 바다였을까

물에서 태어난 곶

조개껍데기만 뼈처럼 뒹구는 황야

바다가 황야가 되기 전에...



#5. 책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마지막 희망을 선사하는 일.

내가 읽은 이 책 한 권이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를 사랑하지 못해 아니 사랑해.
- 훌리아-



2017년 12월에서 오늘 2018년 4월 4일까지 끄적였던 글 모음 - 훌리아 -





#6. 훌리아 문학방

http://roh222.blog.me/221243750924

<은유가 된 독자> 중 1부 여행자로서 독자 p58-59

보나벤투라는 말한다.
"진실한 믿음에서 우러난 고통을 수반하지 않는 독서 여행은 성공하기 어렵다."

단테보다 한 세기 전에 발표한 <신에게로 가는 마음의 여행>이라는 소고에서 보나벤투라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우리의 마음이 신의 계시에 도달하려면, '학구적인 독서'가 아니라 '고뇌에 찬 기도'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깨달음을 선사하는 것은 삶의 여행이 아니라 여행의 종말이다.
그러려면 육신이 죽어서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도 보나벤투라처럼, "종이책이 됐든 세상책이 됐든 독해는 책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종이책과 세상책은 궁극적으로 불가해한다는 뜻이다.
<신곡>의 말미에 단테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한다.


아, 말이란 얼마나 약하며,
내 생각에 얼마나 미치지 못하는가!
내가 본 것이 그러하니,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해야 하리라.


보나벤투라, 아우구스티누스, 단테에게 독서란
순례자가 계시된 길을 따라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책은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 전까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양심을 찌른다.
거기까지가 책의 역할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위대하다고 일컫는 텍스트가 모두 그렇듯,
궁극적 이해는 우리의 능력을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아무도 모르므로,
그곳을 묘사할 단어가 없다.


은유가 된 독자 - 책방가는길 YES24 http://tylio.me/t5mc89x9ec


독자에 대한 시선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은유가 된 독자』는 서양문학을 근간으로 독서와 독자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 왔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이를 위해 망구엘은 서양문학의 원류인 성서에서부터 성 아우구스티누스로 대변되는 중세 교부철학, 셰익스피어 문학, 현대문학까지 총망라한다. 그 덕분에 독자들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길가메시 서사시』, 단테의 『신곡』, 몽테뉴의 『수상록』, 셰익스피어의 『햄릿』,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등 서양문학사에서 내로라하는 작품들과 일별할 기회를 얻는다. 서양문학사 및 문화사에 대한 일가견도 갖게 될 것이다. 『은유가 된 독자』는 한마디로, 기존 문학 작품들을 독서 또는 독자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망구엘은 서양문학에서 독자는 크게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로 여겨졌다고 보았다. 『신곡』의 주인공 단테가 대표적인 여행자 유형이다. 그는 지옥, 연옥, 천국을 거쳐 최고천에 이른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독서를 “텍스트를 독파하는 여행”이라고 했다. 독자는 세상을 여행하듯 텍스트를 여행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과거(읽은 페이지)와 미래(읽을 페이지)를 넘나드는데, 이는 과거의 행적을 돌아보고 미래의 행로를 예견하는 인생길과 같다. 이처럼 ‘독서의 경험’과 ‘삶의 여정에서 겪는 경험’은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 - 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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