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훌리아 BOOK 큐레이션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이 두 책의 제목을 나란히 놓고 보드를 발행하는데 순간 '왜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알면 알수록 눈물이 날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책들을 제가 직접 읽지는 않았지만, 각기 블로거 리뷰를 보면서 저의 감정이 동요가 되었습니다. 파노라마 같이 지난다고 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역사가 있었고 진행 중이라는 생각에 가벼울 수 없는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저는 ENTJ입니다. 오늘 아침 친구들과 톡으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NTP, ESTJ, ENTJ가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조금의 부족한 점을 친구가 보완하는 게 보였습니다. ESTJ 주변을 관찰하고, ENTP 상황에 맞게 유연성을 갖추고 있고, ENTJ 옳은 것을 선택하려고 노력하는 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기능과 부기능으로 나눈다면 더 효용성을 내세워서 우세하게 드러내는 점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왜 MBTI 유형을 꺼내 들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ENTJ이지만 그다지 외향적이지도, 직관, 사고, 판단이 월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ENTJ라고 하니 ENTJ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제가 '왜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알면 알수록 눈물이 날까'를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타인의 감정에 조금 무감각하다는 게 저의 단점인데 그래서 사랑도 무척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하는 점을 하나하나 나열하여서 그 사람을 설명하고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여 실체를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저에게 얼마나 느리고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같은 일이 백 번도 모자랄지 모릅니다. 만 번의 과정 아래 드디어 하나를 터득하는 꼴이라고 할까요? 뒤돌아서면 그 사람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원하는 바를 잊었던 것 같습니다. 일 순위가 저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뒤돌아 보면 그 사람이 있었고, 저는 만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드디어 그 사람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여자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그다지 좋은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 곁에 있어주는 그 사람이 바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랑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제 힘들었던 점을 꼬집어 눈물이 났다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기다림이 눈물이지 않았을까 싶어서 미안해져서 눈물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