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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an 26. 2022

왜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알면 알수록 눈물이 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겼다>


저의 훌리아 BOOK 큐레이션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이 두 책의 제목을 나란히 놓고 보드를 발행하는데 순간 '왜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알면 알수록 눈물이 날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책들을 제가 직접 읽지는 않았지만, 각기 블로거 리뷰를 보면서 저의 감정이 동요가 되었습니다. 파노라마 같이 지난다고 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역사가 있었고 진행 중이라는 생각에 가벼울 수 없는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 앱으로 보기 >>> 보드



저는 ENTJ입니다. 오늘 아침 친구들과 톡으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NTP, ESTJ, ENTJ가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조금의 부족한 점을 친구가 보완하는 게 보였습니다. ESTJ 주변을 관찰하고, ENTP 상황에 맞게 유연성을 갖추고 있고, ENTJ 옳은 것을 선택하려고 노력하는 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기능과 부기능으로 나눈다면 더 효용성을 내세워서 우세하게 드러내는 점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왜 MBTI 유형을 꺼내 들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ENTJ이지만 그다지 외향적이지도, 직관, 사고, 판단이 월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ENTJ라고 하니 ENTJ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제가 '왜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알면 알수록 눈물이 날까'를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타인의 감정에 조금 무감각하다는 게 저의 단점인데 그래서 사랑도 무척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하는 점을 하나하나 나열하여서 그 사람을 설명하고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여 실체를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저에게 얼마나 느리고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같은 일이 백 번도 모자랄지 모릅니다. 만 번의 과정 아래 드디어 하나를 터득하는 꼴이라고 할까요? 뒤돌아서면 그 사람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원하는 바를 잊었던 것 같습니다. 일 순위가 저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뒤돌아 보면 그 사람이 있었고, 저는 만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드디어 그 사람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여자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그다지 좋은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 곁에 있어주는 그 사람이 바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랑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제 힘들었던 점을 꼬집어 눈물이 났다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기다림이 눈물이지 않았을까 싶어서 미안해져서 눈물이 났습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1

나는 이미 클로이를 사랑하고 있었다.

나는 평생 찾아다녔던 바로 그 여자를 발견한 것이다.

클로이를 만난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클로이를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생각이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녔다.

그림처럼 욕망 때문에 나는 사냥꾼이 되었다.

그녀는 속삭였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길고 아름다운 키스를 했고, 옷을 벗을 준비를 했고, 클로이의 몸을 쓰다듬었다.

다음날 아침 빛줄기가 커튼 사이로 스며들었을 때 나는 그녀의 방의 물건들을 보며 그녀가 소유한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었다.

클로이와 나는 최대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2

클로이와 나의 세계 사이의 모든 차이가 피곤했다.

그러나 잼이 없으면 아침을 먹기 싫고, 그 구두가 싫어서 영수증 보관하는지 묻는  일 따위는 수많은 문제 중에 하나의 예일뿐이었다.

클로이는 나를 '지성 과잉이 답답한 똥 같은 놈'이라고 불렀고, 나는 그녀를 '타락한 현대 자본주의 산물'이라고 응수했다.

사랑과 정치의 시작은 장밋빛으로 시작하지만 그 마지막은 똑같이 핏빛이다.

나는 클로이가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지,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가 아름다운지 궁금하다.

나는 그녀의 사소한 동작에서도 매력을 느낀다.

나는 그녀의 몸 때문에 클로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본질에 희망을 품게 해 주었기 때문에 그 몸을 사랑했다. 그것은 가슴 설레는 희망이다.

연인들은 의심하는 것보다 틀려도 사랑을 하는 모험을 더 좋아한다.

우리 사이에 친밀감이 생겼다.

나는 클로이로 인해 성숙할 기회를 얻었다. 그녀는 절대로 남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았다.


#3

어느 주말, 우리는 말다툼을 벌였고, 클로이가 섹스를 거부했다.

나는 클로이를 사랑할지 모르지만 그녀를 알기 때문에 그녀를 갈망하지 않았다.

클로이의 친구 앨리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클로이와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믿었다면 그것은 권태가 무관심보다 더 중대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내가 아직도 앨리스를 사랑한다고 의심하여 우리는 연속해서 싸웠는데 서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나는 클로이를 사랑하면서 생기는 불안으로 사랑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관계를 끊고 싶었다.

클로이와 나는 계속 만났지만 느린 헤어짐이 과정이 나타났다.

한쪽이 관심을 잃으면, 다른 한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클로이가 미안하다며 울었다.


#4

이별 후 나는 일상의 낙관주의를 버렸고 자신감을 잃었다.

나는 통제력을 회복하는 길은 나 자신을 죽이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사랑에서 버림받은 뒤에 자살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반응이 어디 있겠는가?

알약을 통째로 집어삼켰는데 나중에 그것이 비타민 C 스무 알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그녀의 성격을 재해석하였다.

나는 그런 그녀를 용서하고 동정했다.

클로이가 떠나는 바람에 나는 죽을 뻔했다.

클로이가 떠나자 모든 욕망이 사라졌다.

클로이를 잊는 일은 어려웠다.

그녀를 잊기 시작하자 죄책감이 뒤따랐다.

그녀를 잊게 되자 난 점진적으로 자아를 되찾았다.

클로이가 없는 정체성을 형성되었다.

성숙한 사람의 절정은 결혼이며, 일생을 통해서 죽음을 피하려는 시도이다.

어느 날 레이철이라는 여자에 빠져 금욕을 내팽개쳤다.

나는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겼다





너의 어떤 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너의 어떤 면에도 불구하고 (너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렴.

나는 25년 동안 나밖에 모르는 삶을 살다가 네 엄마를 만났고 그다음 너를 만났다.

이제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한밤중에 깨어나 두 사람이 숨을 잘 쉬고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서야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어. 이해가 되니?


너는 나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네 엄마는 우리한테 어쩌다 한 번씩 소리를 지를지 몰라.

네 엄마의 남편과 아들이라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얼마나 엄청난 축복인지 모른다.

그녀는 나의 총천연색이지.

엄마는 내 곁을 떠나지 않았어.

너와 네 엄마는 가장 근사하고 가장 환상적이고 가장 두려운 모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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