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리터러시가 안되던 아이가 드디어 성장해서 제대로 읽을 줄 알게 된 느낌이다. 이제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읽어 볼 수 있을까 기대하고 있다.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 속으로 빠져 들고 싶다.
내 독서의 단계를 되짚어 보면 참 고맙다. 끊질기게 나를 읽도록 도왔다. 진입이 어려워서 방황하도록 했지만 잘 이끌어줬던 '그들'이다. 내가 왜 읽어야 하는지 계속해서 질문하도록 했다. 지금도 간혹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나는 알고 있다. 읽지 못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소설만 읽어나가고 싶긴 하지만 독서하는 리듬이 여러 가지 뒤섞을 때 신선한 기분을 느낀다. 소설은 음미해야 하기도 해서 단숨에 뛰어넘기는 어렵다. 여러 소설을 진열하고 조금씩 읽어나갈 두 권의 책과 표지만 감상할 책을 두고 있다.
이번 주는 읽는 게 조금 힘들었다. 기력이 다 빠진 느낌에서는 책을 읽는다는 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되면 그냥 읽지 않고 쉬지 그래'라고 핑계라도 두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도 하나라도 읽어내고 싶었다. 이번주 마지막 책 안드레이 마킨의 <어느 삶의 음악>이었다.일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지고 싶지 않았다.
소설을 읽을 때 책의 목소리가 크게 울린다. 무대가 올려지고 장면 장면마다 영상이 흘러간다. 이 책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더욱 생생하게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어떤 소음도 이겨낼 수 있다. 안드레이 마킨은 책 속에서 경험하게 하는 무척 글을 잘 쓰는 작가였다. 그런 작가를 많이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