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지원은 고등학교까지야. 대학교부터는 알아서 벌어서, 알아서 다녀"
엄마 입에서 늘 나오던 말이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언론학과가 가고 싶다는 딸의 수시 지원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던 부모님. 당시 수시 원서의 지원비용은 7만 원에서 많게는 12만 원 정도 되는 비용이 들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음에 서울에 있는 대학은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썼던 6곳의 수시 원서. 하지만 1차 수시도 2차 수시도 모두 낙방했던 나는 재수는 생각도 하기 싫다며 오로지 학과 하나를 보고는 대학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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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할 때마다 나의 부모님은 항상 이렇게 이야기했다.
"원하는 대로 해. 하고 싶은 대로 해. 모든 건 네 인생이니까."
이 말은 늘 나 자신에게 더 없는 자유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으로 돌아왔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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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간 이후로는 부모가 내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고, 나는 부모에게서 받은 게 단 하나도 없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등록금을 감액받을 수 없다면 내는 돈의 가치를 모두 챙겨 먹겠다 하는 일념이 마음속에 차올랐다. ……
내가 한국장학재단에서 처음 학자금 대출을 받았을 당시의 이자는 5.7%였다. 그다음 학기의 이자는 5.2%. 은행이자보다 비싼 이자였지만 당시엔 '내가 이 큰돈을 어디서 빌려서 학교를 다닐 거야. 학자금 대출을 써야지'하는 생각을 하며 의지했다. 그치만 몰랐다. 이런 방식으로 상환을 하면 마냥 이자만 내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친구들은 지금부터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중도상환을 해서 학자금 대출금을 0원으로 만드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잡으라고 했다. ……
"학자금 대출은 천만 원 단위였지? 이제부턴 내 집 마련 대출이라는 이름이 너를 억대의 대출금 안에 가둘 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 학자금 대출의 노예 10년, 그 시간에 비로소 마침표를 찍은 내 자신을 응원했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