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비를 정리하며 감성에 빠진 아침
캠핑을 꽤나 좋아하는 부부이다
우리는 산으로 가는 것을 즐겼고
친구가 임신하기 전에는 넷이서 자주 캠핑을 다녔다
두 번째로 산 이 텐트는 가난한 우리의 최대 사치품으로
80만 원의 거금으로 마련한 우리의 두 번째 집이었다
바비큐를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캠핑은 딱이었고 밖으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외출은, 캠핑은 딱이었다
산바람 맞으며 음주하는 것 또한 우리 둘의 행복이었다
주말보단 평일 시간이 더 여유로웠던 우리는
남들보다 더 평화롭게, 캠핑장을 즐길 수 있었고
계절을 만끽할 수 있었다
모든 계절을 다 즐기고 싶었고
겨울에 커다란 기름 난로를 여름엔 가벼운 여름용 텐트를 마련했다
짐을 접고 펴고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았던 터라
무리가 없었다
집 안에 큰 자리를 차지하던 캠핑 장비를 보고 있자면
피로함보다는 언제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장비들을 아꼈다
아이를 가지고 나서 캠핑을 2번 도전했으나
폭우 소식 ( 대 폭풍우.... )과 스케줄 과다로 취소되며
이렇게 2025년을 캠핑 없이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우리는 캠핑장비를 정리하기로 했다
아이가 크면 갈 수 있다는 말을 하지만
그땐 장비가 다 썩을 거 같아
자리차지 하고 있는 여러 장비들을 우선 팔기로 했고
계절에 맞고, 가장 인기 많은 난로를 당근에 올렸다
꽤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올렸기 때문에
당근!
금세 당근으로 우리의 난로는 팔렸다
난로가 가면 겨울 캠핑은 정말 끝이다라고 하며
난로를 보내주며 남편은 난로 사진을
인스타에 업데이트했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를 함께, 너무 적절한 노래였다
그리고 우린 진짜 실감했다
청춘이 끝났다기보단
우리의 한 챕터가 넘어가는 느낌이라고
챕터가 바뀌는 순간 같다고
서른 즈음에
김광석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