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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hkong 노콩 Mar 27. 2022

주말다운 주말, 쉴 줄도 알아야 한다

프리랜서 4년 차, 말이 좋아 디지털 노마드

프리랜서 3년... 4년 차, 그림그리는 사람, 컴퓨터 하나만 아니 아이패드 하나로 밥벌어 먹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사람, 늦게 일어나도 되고 늦게 자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이해받기 좋은 직업, 나는 요즘 시대에 딱 좋은 직업을 가졌다.

거기다 땅콩주택에 사는 프리랜서인 우리 부부는 4층서 자고 3층서 밥먹고 2층서 내가 일하고 1층서 남편이 일한다.

어느 일주일은 밖에 나간일이라곤 고기 사먹으러 가는 일뿐이다. 코로나시대 집 밖에 안나가며 잘 산다 아니 그냥 뭐 그냥 산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가 우리를 설명하기도 하여 나는 아주 트렌디한 사람이 된 거 같아




그러나 말이 좋아 디지털노마드지

어딜가나 아이패드를 챙겨 가며 안 챙기면 불안하다.

우린 신혼여행갔을 때도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챙겼다. 나는 시댁가서도 새벽까지 그림을 그린다. 그냥 갑자기 찾아올 일에 대한 불안과 더이상 일이 찾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한번은 같은 직종의 외주업체에서 새해 1월 1일 새벽에도 연락이 왔다. 물론 나는 그 일을 한다고 말하고 아침먹고 바로 엄마집에서 우리집으로 달려갔다.

때론 나도 그에게 새벽 3-4시에도 다했다고 연락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도 내 답을 기다리고 그림을 받자마자 바로 전화를 한다. 그래도 그 일은 만족한다. 불평은 하지만 그게 다이다. 

이렇듯 나는 언제나 레디... 하고 있는 사람같다. 


당연 주말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

남들 다 일하는 주중에 쉰다! 고 말하지만 심적으론 푹 쉬지 못하는 듯하다

SNS에서는 세상 행복하고 세상 일 많은 모습을 보여야하는 것도 있는 거 같고 그래서 좋기도 한데

그래서 당연히 힘들다.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나는 내 스스로 내 직업 만족도가 높다 생각하는 데도 글을 쓰다보니

멈추지 않고 내재되어 있던 불안과 하소연이 나온다.

디지털노마드, 정말 말이 좋아 디지털노마드다







이번 주말 잘 쉬고 일요일이 다지나가는 지금.

문득.. "얼마만에 이렇게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는 가"라는 생각이 든다.

부지런히 놀러다니기 때문에 놀지 못했다,

<여유가 없다>, <쉬는 날이 없다>의 개념이 아니라


주말을 푸욱 쉰 느낌이다


토요일엔 봄맞이 대청소도 하고 계절따라 옷도 넣고 빼고 버리고 식물에 물도 주고 분갈이도 하고 햇살도 가득 줬다. 점심땐 엄마도 잠깐 집에와 함께 롤케이크와 커피를 나눠마시고 근황을 주고 받았다. 또 다음주의 계획을 세우며 여유롭게 일정도 잡고(p인 나에게 계획...) 그러다보니 듣고 싶었던 수업도 하나 신청했다.

일요일은 아침 토스트와 커피를 마시고 점심엔 로제떡볶이 밀키트를 만들어 먹고 향을 키고 잔잔하게 해야할 일 말고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


어릴 적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라며 노래를 부르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주말이다.

내도록 누워 쉰 것도 아니고 이것 저것 할 일을 하며 보낸 토요일과 일요일인데 이렇게 정신적으로 여유롭다니 <주말을 보낸다>는 느낌이 든다니.

신기하다.



바로 앞 글엔 내 생애 5%도 안되는, 약 1% 우울감을 이야기하며 대책을 세우더니 지금은 여유와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는 것도 웃기다.

어쩌면 오늘의 여유는 우울함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인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부분은 받아드리고 어떤 부분은 포기하고 했기 때문에 안정이 온게 아닐까?

답은 모르겠지만


https://brunch.co.kr/@rohkong/61






정말 오랜만에 주말다운 주말을 보낸 거 같다.

너무나 행복하고 안정적이다.



 벚꽃이 내 마음에 핀 기분이랄까


잘 놀줄도 알고 잘 쉴줄도 알아야한다는 말이

생각이 난다.



이제 이렇게 잘 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럼 마저 주말 잘 쉴게.

다들 잘 쉬는 주말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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