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자리에서 명함을 내밀 때마다 반드시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어? 에디터 시네요? 에디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에디터가 글을 쓴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에디터는 전문 잡지에 글을 게재하는 사람이라는 정도.
하지만 내가 쓰는 글은 어떤 매체에 실리는 않는다. 그럼 내 글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쓰이는가. 이해를 돕기 위해 내 글의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해보겠다.
1. 글을 쓰는 목적은 판매 유도.
에디터는 소속된 곳이나 발행하는 매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상품 판매다. 판매할 제품을 직접 이용해 보고 소비자에게 상품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글을 보고 꼭 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좋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글을 쓰는 목적이다.
2. 글의 내용은 스토리를 활용해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까? 여기 한 예시가 있다. ‘쿠팡’과 ‘29CM’는 의류관리기 제품을 각자 다른 방법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쿠팡에서는 제품의 이름과 기능, 가격이 눈에 띈다.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이름과 기능, 가격을 직관적으로 보여 준다. 반면, 29CM는 이렇게 표현했다.
같은 제품을 서로 다르게 판매하고 있다. <좌> 쿠팡 <우> 29CM
“… 사실 스타일러 놓을 자리가 없는 좁은 집에 살아요…. 폼 나는 스타일러는 아니지만 이거 하나면 좁은 내 방에서도 거뜬하게 코트 한 벌 스팀 관리가 가능하겠어요!”
제품을 아는 사람이라면 가격을 비교해보겠지만 제품을 모르는 사람, 특히 상황만 알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인 사람들은 29CM에서 소개한 글에 공감을 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에디터의 역할은 사게 하는 것. 이 글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강력하게 구매를 고려할 것이다.
3. 주의해야 할 점! 쉽고 가볍게, 그리고 정보는 정확하게
문학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니고 광고 카피를 쓰는 것도 아니다. 이중적 표현이나 잘 알지 못하는 인용은 더더욱 쓸 필요가 없다. 누가 읽어도 이해가 될 만큼 쉽고 명확해야 한다. 소비자는 글을 보고 이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살까 말까만 생각할 뿐. ‘이 뜻이 뭐냐면…’이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 순간, 그들은 이탈할 것이다.
독자의 관심을 끌어야 하지만 거짓되거나 과장된 정보는 지양한다. 그래서 ‘최고’, ‘최대’, ‘유일’ 등의 단어는 피하는 편이다. 물론 사실이라면 아주 매력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많다.
상품의 특장점을 분석하고, 상품을 구매할 예상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케터와 유사하지만, 결국 매력적인 ‘글’을 기획하고 쓴다는 것.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에디터'의 역할이다.
Q. 당신이 글을 쓰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다음 매거진의 글은 공심 작가님의 <사전을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자>입니다. 글을 잘~쓰고 싶다면, 사전을 끼고 다녀보는 건 어떨까요? 공심 작가님이 알려주시는 노하우를 실천해보세요! 6명의 작가들이 전하는 글쓰기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매일 쓰다 보니 작가》매거진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