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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HY Oct 15. 2019

쉽게 쓴 글이 좋은 글이다.

평소 즐겨보는 ‘쇼미 더 머니’나 ‘사인히어’라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이런 대화가 자주 나온다. “내가 준비한 비트는 이거야.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만드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어.” 그럼 경연 참여자는 인터뷰를 통해 “역시 프로는 프로다. 이렇게 좋은 비트를 금방 만들어내다니..”라며 감탄한다.


이미지 출처 : MBN 홈페이지


회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다. 열심히 원고를 쓰고 있는데, 동료가 자신의 글을 봐달라며 원고를 내밀었다. 분명 나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먼저 완성한 것이다. 게다가 내용도 흠잡을 데 없이 좋았다.


평소엔 글 하나를 완성하는 데 서너 시간이 걸리지만, 쉽게 쓰는 날에는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글 한편을 끝낸다. 반대로 잘 써지지 않는 날에는 대여섯 시간이 지나도 글을 완성시키지 못한다. 그럴 때면 ‘나는 글쓰기에 소질이 없나 봐.’라며 자책하게 된다.


글쓰기가 어렵다는 건, 고민이 많다는 것. 

어렵게 완성한 글을 동료들과 살펴볼 때면 가장 많은 시간을 고민했던 문장이 꼭 한 번씩 언급된다. “이 문장이 좀 튀는 거 같아요. 고민을 너무 많이 한 거 같은데, 그래서 더 헷갈리네요. 그냥 빼는 게 어떨까요?” 어렵게 꺼낸 내용과 표현은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어렵게 다가간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앞서 ‘에디터의 글쓰기’ 편에서 말했듯 ‘이 문장의 뜻이 뭐냐면…’이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 순간, 독자는 이탈하기 때문에 고민을 덜어내고 쉽게 설명해야 한다.


글쓰기가 쉽다는 건, 그만큼 명확하다는 것. 

빨리 쓰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다만, 글을 잘 쓰고 싶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쓰인 글을 말하는 것이다.


글이 쉽게 쓰였다는 건, 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하다는 걸 뜻한다.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그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나열하면 글쓰기에 고민할 필요도 없게 된다. 글쓰기가 어려웠던 순간은 '많은 내용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할 때'였다. 많은 내용이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내용만 담았다면 글쓰기가 쉬웠을 것이다.


글쓰기가 어려울 땐,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분명 머릿속으로 정리했을 때는 소재도 방향도 명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잠깐 멈추고 다시 시작해 보길 추천한다. 내가 정한 주제가 명확한지, 뒷받침하는 근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해당 근거가 글의 내용에 꼭 필요한 것인지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음악 관련 경연 프로그램에서 위의 대화가 나오는 건 ‘음악을 듣고 난 후’다. 빨리 만들었든 쉽게 만들었든 음악 자체가 좋아야 한다. 글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완성시킨 후 '잘 썼다.'라는 평을 들으면 그때 한 마디 거들어보자. “되게 쉽게 쓴 글이야”라고.



Q. 글이 안 써질 때 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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