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커피를 기다리는 사이, 나를 만나다

기록으로 살아낸 시간들

by 류서윤

“이 집 커피 참 맛있네요.”

누군가를 데려올 때마다 듣던 말이었다.

그 말은 마치 내가 아껴둔 보석을 조심스레 꺼내 보여주는 듯,

늘 마음 한쪽을 환하게 밝혔다.


그런데 오늘은 혼자다.

늘 함께 왔던 이곳에, 처음으로 홀로 앉았다.


1.5층 구석, 작은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고

계단을 내려가 커피를 주문했다.

잠시 몸을 움직이는 사이, 어깨가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그래서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

한쪽 벽에 기댄 채 조용히 서 있었다.


맞은편에는 큰 현관문이 보였다.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묵직한 문.

언제라도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그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만 같았다.


문 위의 창에는 계절이 멈춘 듯 풍경이 걸려 있었다.

함께였다면 놓쳤을 장면.

혼자였기에 비로소 선명하게 다가온 풍경이었다.


진동벨이 조금 더 늦게 울리기를 바랐다.

요란하지 않은 고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평온.

그 잠시 멈춘 시간 속에서

나의 시선은 오롯이 나를 향했다.


오늘도 이식받은 신장은 다정하게, 묵묵히 뛰고 있었다.

마치 잠시라도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살며시 내어주는 듯했다.


이식 이후의 삶에서,

그저 평범한 하루 속의 아주 작은 기다림마저

‘감사’라는 이름으로 쌓였다.


커피를 기다리는 사이

나는 나를 만났다.


익숙한 일상 속 작은 틈새.

그 작은 빈자리에서

나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KakaoTalk_20250718_222233050.jpg 글 속 풍경이 된, 내가 머물던 카페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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