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살아낸 시간들
아프고 난 뒤,
살아온 날들의 틈마다 너를 향한 사랑을 조심스레 눌러 담았어.
많은 걸 해줄 수 없는 엄마이기에
말보다 오래 남을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
나 자신에게도 잊지 말아야 할 다짐을 새겨두고 싶었고.
언젠가 이 글이 너의 손끝에 닿는 날이 온다면
내가 얼마나 너를 아끼고 사랑했는지
조금이라도 전해지면 좋겠어.
그걸로 엄마는 충분해.
엄마는 늘 불안했어.
몸이 자주 아팠고
앞으로도 건강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마음만큼은
회복되고 치유되길 간절히 바랐어.
버거운 날들을 껴안고 살아내는 건
생각보다 훨씬 고되고 어려웠지만
너에게 쓰는 이 시간이
내게는 분명한 이유가 되어주었어.
아프다는 사실만으로
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쓰고, 또 쓰고 거야.
조금이라도 괜찮은 엄마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부디, 이 글이
무거운 짐이 아니라
가볍고 따뜻한 사랑으로 너에게 닿기를 바라.
가끔 곁에서 곤히 잠든 너를 바라보면
작은 숨결 하나에도 마음이 먹먹해져.
'내가 너에게 짐이 되는 건 아닐까...'
그 두려움이 마음 한쪽을 파고들지만
곧 다짐해.
오늘도 잘 버텼다고
내일도 너를 위해 한 번 더 견디자고.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떨리는 손끝을 감출 수 없지만
엄마라는 마음만은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을 거야.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 모든 물음의 대답은 언제나 같아.
바로 너야.
나의 사랑, 나의 딸아.
<나의 기록>
우리 사회에서 장기 기증은 여전히 드물었고, 가족의 결단이 제도의 빈틈을 메웠다.
뇌사자 이식 대기 순번은 길고, 결국 생체 이식이 주를 이룬다.
신장이식 환자가 가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그 결단을 가능하게 한 사랑과 동시에,
아직 채워지지 않은 사회의 과제를 함께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