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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한여신 Jan 09. 2021

가볍게 쓰는 일기 _12

끄적이는 오늘의 생각,

또 하루가 지났다.


새벽시간까지 이렇게 글 쓰느라 바쁜 하루였다.

어제는 날이 추운 김에 따뜻한 집에 포근하게 갇혀 있어보자 싶어 휴가를 썼다.

일을 밀릴 순 없으니 할일을 다 끝내놓고 뒷정리까지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즐겼다.

늦잠과 오후시간 커피 한잔의 여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면 늘 꿈 꾸는 ‘힐링되는 하루’다.



일 하는 나는 ‘빨리빨리’ 모드다.


나는 성질이 급한 탓에 일을 쌓아두질 못해서 항상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마음이 급해질 때마다 속사포로 랩을 하는 통에 가끔 전화 상대방이 벙찔 때가 있는데, 이게 고치고 싶어도 쉽게 바뀌지 않는 습관이다.


또 학창시절 선행학습을 해왔던 여파인지 일이 여유있을 땐 나중에 해도 될 일까지 미리 끝내 놓는다. 그러고 난 뒤에 남의 밀린 일을 돕거나 글을 좀 쓰거나 한다. 하지만 돕더라도 고맙단 말도 잘 못 듣는 게 현실이라 지금은 때려쳤다.


일에 집중할 때는 화장실도 안 가고 물도 잘 안 마신다. 몇 시간이고 자리에 앉아 지독하게 모니터랑 서류만 쳐다보며 꼼짝도 안 한다. 여유롭게 휴대폰 쳐다볼 새가 없다. 내 개인 용무는 철저히 뒷전이다. 그런데 그런 내 자신에 알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 나를 이해 못하는 남들도 있고 반면 여유롭게 제 할일부터 챙기는 남을 나 또한 이해하지 못한다.


글감이 어제 막 생각난 건 아니다.


평소에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을 매번 서랍에 저장해둔다. 내 서랍엔 제목에 내용은 한줄, 두줄 써 있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 삭제되는 것들도 있지만 대개는 어떻게든 이어서 써 낸다. 그런 과정에서 처음 생각한 내용과 영 딴판이 되는 글들이 많다. 사실 과제하는 기분으로 썼다. 작가의 서랍을 정리할 겸 쓰다 만 글들을 다 완성한 것이다. 거의 다 쓴 바람에 지금은 서랍이 거의 비었다.


자료 조사도 해야하고 내용도 구상한대로라면 더 촘촘해야 해서 쓰기 귀찮아진 탓에 작성을 미루고 미뤘다. 하지만 하루를 침대에서만 보낼 수도 없고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노트북 앞에서 망부석이 되길 자처했다. 그렇게 과제하듯 아니 일하듯 글을 찍어냈고 할 일에서 해방되어 뿌듯하다.


출처: http://blog.newswire.co.kr/?p=10755


불행히도 출근하면 해야할 일이 더 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올해부터 출근해 3일 정도 일했던 기간제 근로자 분이 갑자기 그만두셨다. 솔직히 말해 힘들다고 도망간거다. 때문에 한 사람 분 이상의 일감이 나머지 인원에게 나누어지게 됐다. 할 일이 줄기는커녕 자꾸 늘어만 간다. 역시 휴일에 회사에서 오는 카톡은 즐거운 소식일 리가 없다.


다음주는 일에만 집중하기 바빠질 것 같다. 벌써부터 일 하기가 싫다. 출근하는 발 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다. 휴일엔 회사 쪽 방향은 쳐다도 보고 싶지 않다.


출처: 코메디닷컴


이번에 받은 표창장에 상금은 없지만 부상이 딸려 있었다.


바로 ‘갤럭시핏’이다. 남들 하고 다니는 것만 봤지 안 써봤다. 처음엔 다들 부상이 마음에 안 드는 눈치였는데 받고 난 다음날 표창장의 주인공들은 죄다 차고 나왔다. 당근마켓에 팔 거라면서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었을 게 분명하다. 애플워치보단 못하겠지만 그럭저럭 신기한 기능들이 있다. 특히 심박 측정하는 게 신기하다. 문자나 전화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신기하다.


엊그제만 해도 출근했기에 걷는 양이 많았다. 갤럭시핏이 측정하기론 6000걸음이 넘는다고 했다. 역시 원거리 출퇴근러다운 기록이다. 그런데 어제는 온종일 집에만 있었더니 100걸음 좀 넘었다. 급기야 한 시간마다 일어나서 운동 좀 하라고 재촉했다. 안 돼, 글 쓰는 중이라고.


신진대사 활동이 많이 저조하겠다 싶어 오늘은 좀 나가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추위와 얼음을 견딜 생각을 하니 왠지 의지가 확확 꺾여 나간다.

날이 어서 따뜻해지고 코로나가 좀 잠잠해져서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게 놀러나가고 싶다.


코스피 지수가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내 주변에 널리고 널린 주식쟁이들이 어제 또 얼마나 신나서 떠들어댔을지 눈에 훤하다. 그 자리에 껴 있었으면 또 얼마나 듣기 싫었을까. 물론 관심을 언젠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딱히 관심 갖고 있지 않아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 내게 있어 우선순위는 일에서의 만족을 찾는 것이고 끝내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남들처럼 투자에 신경을 쏟는 길로 도피부터 할 생각은 없다.

투자자금도 많지 않아 이익을 크게 낼 확률이 현저히 적은 것도 한 몫한다. 잘은 모르지만 내 인생에 있어 당장은 때가 아니라 생각하고 있다.


출처: https://news.hmgjournal.com/amp/TALK/Human/Reissue-daily-happiness



오늘의 넋두리를 이상으로 마친다.

무기력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정말 의미있는 하루였다. 하지만 자려는데, 배가 너무 고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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