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답사기(feat. 지리학 수업)
지난 답사를 통해서 지구의 그리고 지도 구경과 함께 국립도서관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날 여러가지 버전의 고지도를 보며 여전히 ‘어떻게 위성과 GPS 없이도 어떻게 위에서 내려다본 한반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을까?’ 라고 생각하며 새삼 감탄했다. 도통 이 지도를 가지고 길을 찾을 수는 없을 것 같기만 한 고지도들은 실상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도서관에는 그 밖에 다양하고 아름다운 지도가 수록되어 있는 장서가 많았는데 하나씩 구경하며 덩달아 처음으로 지도책을 사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물론 당대의 지도 제작가들이 부유층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예술적인 측면이 부각했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인 것도 있었을 테지만, 신화를 이용한다든가 심지어는 놀이용 카드를 접목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사실 지리학은 고등학교 시절 축척 보는 것이 어려워 일찌감치 공부를 포기했던 분야였다. 그 뒤로 지도를 썩 좋아하진 않았지만 아버지는 종종 꿈을 가지려면 넓은 세계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지구의와 세계지도를 항상 가까이 두라고 하셨다.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침대 맡에 지구의를 갖다 두고 가끔 빙글빙글 돌리리곤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지리학 수업을 들으며 지도와 전보다 한결 가까워진것 같다.
단순히 위치 및 영역에 대한 표상을 넘어, 제작자의 의도 그리고 세계관까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담은 지도들을 구경하며 그 아름다움을 많이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또 다양한 목적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 지도들이, 이 땅의 과거에 대한 결정적인 기록물로서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그려 나가는데 시발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도에는 문외한인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발걸음을 할 수 있도록, 한국에 좀더 멋진 지도 전시관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이상으로 답사에 대한 기록을 마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을 소개하자면 ‘21세기 화해와 평화의 바다, 동해’라는 것이었다. 독도와 동해를 사이에 둔 두 나라는 여전히 지루한 진실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동북아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끝내지 못한 ‘선 긋기’ 싸움에 한창이다. 특히 일본과 러시아가 경계를 맞댄 쿠릴열도에서부터 필리핀과 중국 해군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남중국해까지, 영토 분쟁으로 인해 인접국들의 관계는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런데 결국 이러한 공방전의 목적은 무엇일까? 독도에 대한 설명의 끝자락에 결국 분쟁의 바다가 아닌 평화의 바다라는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글귀가 쓰여있었다. 어떤 내용의 공방전이 오가고 누가 더 논리적 우위를 점하느냐 하는 논쟁이 영토분쟁의 핵심이지만 양국에 실질적인 해결의 의지가 없는 한 불필요한 공방전이 지속될 뿐이다. 분쟁 그 자체에 힘쓰지 않고 평화적 해결방법에 눈을 돌리는 것. 이는 답사를 마치기 전, 내가 지도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를 반추하게 만든 작은 울림이 되었다.
**이 글은 필자가 14년도에 수업 과제물로 제출하였던 내용을 일부 편집해 올린 것으로 현재의 국립중앙도서관에 대한 설명과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