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전국의 장모님들께
키는 큰데 왜 말랐냐. 키는 작고 통통한 것은 먼 놈의 밸런스냐. 피부 톤은 왜 저 모양이어서 피부과 의사들은 굶어 죽으란 말이냐. 저 나이에 연봉은 왜 쥐꼬리를 닮았냐. 혹시 머리숱을 보아하니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니냐. 학교 다닐 때 남들 다하는 공부는 안 하고 뭐했냐. 얼굴도 모르는 사돈네는 남 다 있는 변변한 집도 없냐. 신혼집을 월세로 들어가는 것이 말이냐 막걸리냐. 남자가 밥을 잘 먹어야지 깨작거리는 저것은 먹는 거냐 마는 거냐. 혹시 자랑할 거리가 있기는 하냐.(도대체 어떤 조건을 갖춰야 만족하실는지)
그날. 따님에게 사랑고백을 거절당했던 기억보다 장모님에게 비교당하거나 디스 당했던 사실이 더 기분 나빴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안 하시는 말씀을 하셔서...
예전에 들었던 어떤 일화가 떠오릅니다.
어떤 장모님들은 사위를 아들처럼 여기신다고 말씀하시지만.
딸과 사위가 아이 키우는데 힘들까 봐서 가까운 동네로 이사오셔서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돌봐주신 것.
입맛 까다롭고 음식 솜씨 없는 따님 때문에 가족들이 고통받을까 봐 사시사철 틈틈이 온갖 음식으로 AS 해주신 것.
없는 용돈 아끼셔서 사위 기력 딸린다고 장어즙과 보약 지어주신 것.(오히려 장인어른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부부싸움이라도 했던 기색이 보이면 딸 편을 들기보다는 사위 걱정을 많이 해주신 것.
사위 입맛 돋우느라 무수히 잡아버린 불쌍한 영혼의 닭과 오리들.(물론 치킨집에서 주문한 음식도 많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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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씀을 드리자면 끝이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