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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성파파 Sep 13. 2024

6. 여러분의 꿈을 팝니다(1)

꿈항아리를 검색하라

   “수능 부적 하나에 100만 원이라고요. 어떻게 카드 할부로는 안 되나요?”

   “영험함 때문에 공급이 딸려서 사고 싶어도 못 산다고요. 무슨 이런.... 된장 ”

   “아 그거. 조카 때문에 언니가 사고 싶어 했는데... 한정판이라 벌써 동이 났다고요.”

   “어머, 이거 살려면 어디로 연락해야 되는 건가요? 급하게 살 수는 없나요...”

   “따로 비싸게 파는 사이트가 있다고요.... 나 원 참...”


   고3 아이들을 둔 엄마들 SNS에서 난리법석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때문인지 엄마들의 대화에서 아이들 수능성적이 잘 나오기를 하는 절박함이 묻어 나왔다. 오가는 내용 중에는 작년에 이걸 샀더니 수시에서 6개 대학 전부에 합격했다는 얘기와 포기했던 정시에서 운 좋게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 합격했다는 미담들이 소문처럼 오갔다.


  한때는 수능부적이 인기를 끌더니 뒤이어 수능대박 프로그램이 대유행이었다. “수능대박,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리라”라는 문구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프로그램이었다. 거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넣을 수도 있게 프로그래밍화되어 있었다. 단순하고 리드미컬한 문장과 음악을 계속적으로 듣다 보면 내면을 강화시켜 준다는 원리였다. 이 또한 부모들과 수험생들의 선물용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안대표는 출근길에 선릉역 지하철 10번 출구에서 고민정 팀장을 만났다. 은은한 꽃무늬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옷차림이었다. 검은색 백팩을 메고서 생기발랄한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고역인 출근길이 즐겁게 보였다. 고팀장은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다가 틀에 박힌 변호사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생각나무로 이직하였다. 생각나무에서는 법무팀장 겸 인문학 데이터 기획자로서 일하는 중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잔을 들고서도 잘도 걸어 다니는 그녀는 안대표를 보자마자 스스럼없이 물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즐거운 아침입니다.”

   “아, 고팀장님. 아침부터 좋은 일 있으시나 봐요. 표정이...”


   “좋은 일은요... 출근하니까 웃음이 나오는 거죠... 하하. 그런데 대표님, 혹시 꿈항아리라고 들어보셨어요? 요즘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영상들인데... 궁금해서 검색해 봤더니. 실제 회사가 존재하더라고요. 꿈항아리 주식회사라고...”


   “그 내용은 처음 듣는데요. 무슨 내용의 영상인가요?”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대략 꿈을 판매하는 곳으로 나오구요. 유튜브에서는 꿈을 구매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원하는 목표나 목적 달성을 했다는 영상이 많던데요. 어제저녁에 본 것도 로또 당첨이나, 공무원 시험, 변호사나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영상도 있었구요. 믿기 어렵지만, 당사자들이 얼굴을 보여주면서 얘기를 하니까는 믿지 않을 수도 없고요. 시험은 혹시 모르겠는데 로또는 신통방통하네요. 저도 로또당첨 꿈 하나 살까 봐요. 하하하.”


   길을 걸으며 고민정의 얘기를 듣고 있던 안대표의 얼굴에 뜻밖이라는 기색이 흘렀다. 아니 꿈을 팔고, 그 꿈을 산 사람들이 꿈이 이루어졌다는 영상이라...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긴가! 안대표도 머리를 식히거나 영감을 얻기 위해 여러 매체의 채널을 검색한다. 그중 유튜브도 중요한 아이디어 제공처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기발한 행동이나 재능이 영상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안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팀장에게 슬쩍 물었다.


   “고팀장님, 우리 생각나무 데이터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의혹을 보내는 시선들이 있는데... 실제로 꿈항아리, 아니 꿈항아린가 저 회사의 주장처럼... 그런 게 가능할까요?”


   “그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미신도 아니고, 그런 주술적인 믿음이 현실화되기는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그냥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것은 좋지 않을까요. 매주 월요일에 로또나 복권을 사고 일주일을 기분 좋게 지내는 것처럼요... 저런 업체에서는 그런 소박한 믿음을 돈을 주고 파는 것 같은데요.”


   선릉역 지하철역에서 생각나무 빌딩까지는 대략 10분 정도가 걸린다. 도심 속 유적인 선정릉의 풍경을 두 눈에 담은 체 걸어가는 인도에는 활기찬 사람들이 많았다. 아침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이들, 반려견과 함께 다니는 이들로 인해 인적이 끊이지 않았다. 두 사람도 두런두런 대화하면서 세계문화유산인 선정릉의 상쾌한 아침풍경을 즐겼다. 선정릉은 조선조 성종과 그의 아들인 중종의 왕릉이다. 강남의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조선시대 때에는 한강 이남의 이곳은 서울의 변두리에도 속하지 않았을 테지만.


   생각나무 건물에 들어서자 보안요원 두 사람이 스피드게이트에서 이들을 반겼다. 안대표와 고팀장도 보안검색대를 통해서 들어갔다. 보안검색은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3교대로 일하는 보안요원들은 단정한 옷차림에 혈색이 좋았다. 안대표는 손을 들어 이들에게 반갑다는 인사를 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시 대화를 멈췄다가 9층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면서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생각나무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집밥을 제공하는 구내식당 ’뿌리 깊은 집밥‘과 작지만 알찬 카페테리아인 ‘생각의 숲’를 운영 중이다. 생각의 숲에서는 각종 간편식을 먹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커피와 차도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페로 들어서자 크로와상 냄새와 커피 향이 먼저 환영했다.


   안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원두인 케냐 AA 더블샷이 들어간 라떼를 주문했고, 이미 들고 온 아이스커피를 다 마셔버린 고팀장은 신맛이 강한 예가체프 에스프레소와 각설탕을 주문했다. 두 사람은 아침 햇살이 가득한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햇살과 더불어 민트향이 다가왔다. 생각나무 주식회사는 업무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출퇴근이 자유로웠다. 카페에는 샌드위치나 크래커 종류에 커피를 마시는 직원 몇 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안대표가 거품 가득한 라떼를 마시며 말을 이었다.


   “사실은 저도 생각나무 이전에 대박을 터트린 아이디어가 있었죠. 지금의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이전에 명상음악과 수면음악에 고전적 콘텐츠를 곁들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지금이야 워낙에 프리 콘텐츠가 많아서 자유롭게 이용하면 되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이런 걸 상품화해서 팔 생각을 못할 때였죠.”


   “아, 그게 전에 말씀하셨던 명상 관련 아이디어였네요. 지금도 우리 생각나무의 명상 테마 쪽에서는 여전히 잘 팔린다는 그 상품이요. 그냥 음악만 들리는 게 아니라 음악이 영상 속에서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 효과가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는...”


   “그렇죠. 음악과 메시지가 주는 자극 속에 어떤 영상이나 또 다른 메시지가 나타나는 방식이었죠. 예를 들어 음악 속에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반야심경이나 성경구절을 집어넣어서 고요한 산사나 중세의 성당에 있는 느낌을 갖게 했죠. 보편성과 특수성을 고려하다 보니 상당히 다양한 언어와 종교적 색채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 처음 만들 때는 엄청 고민했었죠. 그때 지금 생각의 원천의 시조 격인 프로그램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수많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언어변환기능, 뇌를 자극하는 전달 메커니즘까지.... 음 아마도 그런 시간이 있어서 저도 많은 공부도 연구도 했었고, 그러면서 미래를 보는 눈이 조금 생겼죠.”


   “지금도 유튜브에 보면 이런 테마의 영상들이 엄청나잖아요. 많은 이들이 대표님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려고 했지만, 결국 기술력이 부족해서 대부분의 명상이나 수면음악은 가벼운 영상과 반복적인 음을 들려주는데 그치고 있잖아요. 그나마 워낙에 많은 이들이 찾다 보니 공짜세상인 유튜브에 넘쳐나는 거죠.”


   안대표는 고팀장의 과한 칭찬에 겸연쩍게 웃으며, 커피 잔을 들었다. 라떼의 거품이 반쯤 사라지고 컵의 안쪽에 햇빛이 맴돌고 있었다. 거품 속에 작은 무지개 꽃이 피었다. 안대표는 자신이 구상했던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회상했다. 십수 년 전이던가....


   그 당시 안대표는 컴퓨터 공학을 끝내고 뇌과학과 심리학 분야 박사과정에 있었다. 말이 심리학이지 동서양의 고전문학과 철학과정까지 부수적으로 공부하다 보니 엄청난 양의 독서시간이 필요했다. 누군가는 천권이나 삼천 권의 책을 읽으니 혜안이 뜨이더라는 얘기를 하지만, 어릴 적부터 다독가로 유명한 안대표의 독서량을 따라올 사람은 없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책 읽기의 효과는 여러 측면에서 발생했다. 이때의 치열하고 복합적인 공부성과가 인간의 뇌에 뭔가를 전달할 수 있는 전자적 자극에 대한 특허까지 낼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안대표가 학생시절에 창안했던 아이디어는 ‘지금의 생각을 심는다.’는 그 생각의 토대가 된다. 예를 들어, 명상이나 수면음악을 들을 때 단순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프로그램을 머릿속에서 실행시켜 주는 것이다. 즉, 뇌 구조상 대뇌피질의 일정 부위를 자극해서 명상에 적절하게 뇌구조와 뇌신경을 활성화시켜 주는 것이다. 이러한 자극이 지속되면 전두엽을 비롯한 여러 부위가 활성화되어 알파파가 증가됨은 물론 뇌구조가 변화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집중력이 높아지고 감정조절이나 공감능력이 향상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현대 뇌과학계에서 여러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된 사실이다. 다만 인간의 뇌는 가소성을 가지기 때문에 꾸준한 명상을 필요로 하게 되고, 안대표의 프로그램은 초보자들부터 경험자들까지 쉽게 명상상태에 이를 수 있게 한다. 당연히 특별한 도구나 장소적 제약 없이 핸드폰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앱을 통해서 명상에 빠져들 수 있다. 여기에는 안대표가 공부했던 뇌과학과 컴퓨터 프로그램의 힘이 컸고, 그동안 읽고 공부해 왔던 각종 지식이 그 기반이 되었다.


   안대표가 잠시 과거로 여행하는 동안, 고팀장은 건너편 테이블에서 커피에 크래커를 담가먹고 있던 직원과 눈인사를 했다. 오전 시간의 카페는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춰있는 공간처럼 보였다. 로펌 같은 조직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이런 유유자적한 여유가 마냥 좋았다. 안대표가 다시 커피 잔을 집어 들자, 고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근데, 대표님. 저런 꿈항아리 같은 경우 법률적으론 상당히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형법이나 형사특별법을 잘 알고 있는 변호사인 제가 생각하기는요. 만약 사기나 궁박을 이용한 판매행위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면 사법처리도 될 수 있겠는데요. 그 회사의 실행 기술도 뚜렷하지 않고요.”


    “으흠, 그러시면, 고팀장님이 그쪽 상황 조사 좀 해보실래요. 아마도 실행 시스템이 우리랑 비슷해서 그쪽이 부정적인 여론을 갖게 되면 우리도 비난받을 수 있는 여지도 있겠네요. 그리고 하나 더 해주신다면. 누가 그런 시스템을 설계했는지도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알아봐 주세요... 시간은 넉넉하게요.”


   전문분야라 고민정은 물 만난 고기마냥 화색이 돌며 대답했다. 법조시장과 수사기관 쪽에도 인맥이 다양한 고팀장이었다. 모름지기 거대 로펌의 능력은 구성원의 전문성과 그들의 인맥에서 나온다. 인맥은 법원과 검찰, 수사기관과 행정부 공무원까지 다양하게 펼쳐질수록 그들의 명성은 시장에서 인정받는다. 모처럼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 어깨가 으쓱했다. 다소 과장되게 손가락을 꺾으며 말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제가 정보원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호호호”


   두 사람은 대화를 끝내고 각자의 사무실로 향했다. 고팀장은 아이스크림 라떼를 한잔 더 주문해서 가져갔다. 오전에는 세잔의 커피가 자신에게 이성을 가져다준다면서. 라떼를 들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고팀장을 보면서 안대표는 카페인 중독이 아닐까 생각했다. 저쪽 편에서 최지민 팀장이 다른 팀원들과 대화 중이었다. 카페 안쪽까지 햇빛이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사무실로 들어온 안대표는 인터넷에서 유튜브를 띄웠다. 안대표의 방에는 네 대의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나무의 특성상 생각의 원천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네트워크는 인터넷망과 별도로 제한적 폐쇄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망 구성은 관리자가 원하는 때에만 열리고 닫힌다. 이는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유튜브 영상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게시된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계정으로 유튜브에 접속했을 때 뜻밖의 화면이 기다릴 수도 있다. 특히나 성인물이나 주식투자 관련 정보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첫 화면에서 대박추천 영상을 받아본다. 아마도 구글의 홍보방식이리라. 검색어를 하나라도 넣게 되면 이후로는 계속해서 연관 영상이나 정보를 보내준다. 이미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방식은 이미 2010년대에 상업화된 기틀이 갖추어져 지금은 모든 마케팅 플랫폼의 기본이 되고 있다.


   한참을 먹방과 술방 유투버들이 랭킹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의 인기는 프로이트가 누누이 강조한 성격이론이 어느 정도 타당함을 입증해주고 있었다. 유아기 때부터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수많은 이들이 영상을 보게 되면서 여러 연예인들과 인기 유투버들의 배를 부르게 했다. 그러다 배가 너무 부른 건지 아니면 너무 취한 건지, 이들이 잠시 주춤거리는 사이에 순위가 상승한 이들이 있었다. 부자가 되고픈 욕망과 성공에 대한 폭발적인 열망이 자기 계발과 자산증식을 자랑하는 이들의 수입원이 되었다. 갭투자로 부동산 부자로 불리어진 이들과 주식과 코인 대박을 친 이들은 자신의 경험담으로 책을 내고 영상을 찍어 돈을 벌었다. 부자와 돈에 대한 추종은 이미 하나의 신흥 종교가 되고 있었다. 또 다른 인기테마로 노후 파산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각종 콘텐츠가 득세했다. 은퇴 전후의 사람들은 부족한 연금과 노후생활비를 위해 끊임없이 공포마케팅의 소비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주제는 ‘인생 한방’이었다. 세상은 갈수록 불안해졌고 벼락출세를 바라는 이들과 어설픈 자기 계발서에 지친 이들을 유혹할 수 있는 키워드였다. 영상의 첫 화면에 붉은 글씨로 한방로또나 대박로또가 또렷이 부각되었다. 역시나 사람들의 눈과 귀를 모으는 데는 돈이 최고였다. 인생 한방에 주술적 요소가 빠질 수는 없었다. 믿거나 말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근거도 출처도 없는 영상들도 많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꿈을 이루거나 부자가 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존재에 자신을 의탁하는 것은 그럴듯한 심리적 전략이기 때문이다.


   안대표가 ‘꿈’을 키워드로 집어넣었더니... 꿈을 샀더니 대박이라는 영상물이 다수 있었다. 유튜브의 특성상 최근 조회수가 높은 이들을 먼저 띄워준다. 가만히 살펴보니 이들은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문 자막까지 정성을 들인 탓에 천만뷰가 넘은 영상물도 있었다. 이게 이렇게나 인기가 있었나! 역시나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은 인기를 끌기 마련이었다. 안대표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멀리 테헤란로의 빌딩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보였다.


   도덕적 책임 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법률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정보도 유통이 가능했다. 유튜브 회사 자체적으로 필터링을 한다고 하지만, 유해한 정보도 많이들 떠돌아다닐 것이다. 문제는 양질의 정보와 데이터와 저질 혹은 불법 정보의 경계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법률적 제약을 모르거나 도덕적 기준을 고려하지 않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어떠한 정보든지 만사 오케이였다. 오직 선택의 기준은 나를 즐겁게 하거나 나에게 유익하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안대표는 경제학의 유명한 경구를 떠올렸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것이다.’


   유튜브 또한 하나의 시장의 영역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이용자 수가 많은 시장이었다. 이 원리가 적용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인터넷 환경이 강세인 상황에서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선도할 것이다.

 

   다시 꿈을 판다는 영상 몇 개를 접속했다. 꿈항아리 주식회사 제품 덕분에 자신이 시험에 합격하고 코인 투자가 대박을 쳤다는 얘기도 있었다. 꿈을 어떻게 판다는 얘기는 나와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있었다. 도대체 어떤 메커니즘이길래. 이걸 공개를 하지 않을까. 정상적인 상품이라면 그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효과를 광고 목적으로도 게시했을 것이다. 생각나무 홈페이지만 해도 생각나무 제품에 관한 과학적 기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은가. AI인 생각의 원천에 대한 설명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다른 컴퓨터로 살짝 의자를 돌리며 혼잣말을 했다.


   ‘으흠, 이거 상당히 흥미로운걸. 꿈항아리를 찾아볼까!’


   안대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꿈을 판다는 꿈항아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 화면의 첫인상은 상당히 화려하게 잘 만들어진, 유명한 포털의 메인 화면 같은 느낌이었다. 이것저것 버튼을 눌러봐도 인터페이스 또한 좋았다. 오호, 누가 이걸 만들었지... 대표자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기야 소비자들은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법인등기부를 열람해야 하나.


   의자를 옆으로 굴려서 바로 일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PC에서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클릭했다. 법인등기부를 조회하려면 상호를 기재해야 한다. 상호명이 뭐더라. 아! 꿈항아리라고 그랬지... 그래, 상호는 그렇고, 회사의 목적은 인터넷 서비스업,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업, 각종 프로그램 개발 및 특허, 인터넷 광고업 등 상당히 많은 사항이 열거되어 있었다. 안대표는 임원에 관한 사항란을 살펴보다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라!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 한상훈. 이 친구가 왜 여기서 나오지!


   꿈항아리 주식회사 대표이사 한상훈. 안대표가 기억하기에 상당히 뛰어난 친구였다. 단순한 프로그래머의 수준을 넘어서서 생각나무가 추진하는 사업의 미래가치를 잘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이들 중 한 명이였다. 안대표는 그에게 생각나무 원천 보안프로그램 설계를 맡겼다. 그 정도로 실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친구였다. 생각나무 설립 당시 그 석연찮은 사건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도 생각나무 회사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을 터였다.


   생각나무의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전에 원천기술 유출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었다. 안대표가 명상과 수면프로그램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설립한 회사가 생각나무였다. 생각나무는 생각의 씨앗을 파는 게 사업목적이어서 그 씨앗을 만드는 작업과 저장고가 필요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다양한 분석기법을 한데 모은 AI가 ‘생각의 원천’이었다. 이는 단순한 지식의 축적물이 아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거대한 두뇌와 같았다. 생각의 원천 설계는 안대표의 독자적인 능력과 기술의 결정체였다. 외국의 국가기관과 유수 기업에서 욕심을 냈던 안대표의 능력은 생각의 원천을 만들면서 극대화되었다.


  생각나무를 설립하면서 초기에 영입한 인재들은 탁월한 능력이 있는 이들이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한상훈이었다. 생각의 원천을 만들면서 안대표는 자체적으로 이중 삼중의 보안기능을 덧붙였다. 데이터를 추출하는 대화형 메커니즘은 AI업체나 구글에서도 탐낼 정도로 기능이 복합적이고 탁월했다. 생각의 원천의 핵심은 대화형 인공지능과 방대한 데이터였다.


  시스템 설계가 완성될 시점에 누군가 원천의 설계 기술에 침입한 흔적이 3차 보안망에서 감지되었다. 디지털망의 장점이자 단점이 각종의 로그 기록과 전자적 흔적이었다. 안대표가 만들어놓은 3차 보안망은 해커였던 동생 니채와 그 친구들의 도움으로 구축했다. 제아무리 서버를 우회하고 그림자처럼 스며들어도 흔적을 감지해 낼 수 있는 기능이었다. 해커 경험이 없었다면 니채 또한 이런 보안망 설계에 대한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화이트해커 경력을 거꾸로 활용해서 보안시스템 설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때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이가 한상훈이다. 강남의 부유한 집에서 자란 까닭에 부족함이 없었던 친구였다. 안대표 동생인 니채의 친구로 과학고와 카이스트까지 나온 재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민하지 않고 쉽게 결과를 얻으려는 욕망이 강한 심성을 가진 이 친구는 공부만 잘하는 한국형 수재들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사회적 연대나 공감, 정직이나 정의 등의 가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빛나는 삶에 충실한 인재들. 학력과 이력은 화려하지만, 실제적인 창의성과 실용적 지혜에 관한 자신만의 철학이 없는 친구들. 사업을 구상하는 이나 추진하는 이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창의성인데도, 한상훈은 그저 암기를 잘하고 성취욕망이 강한 친구였다. 나아가 정직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안대표가 고민할 때 특유의 버릇이 있었다. 손가락을 책상 위에서 툭툭 치는 습관. 지금 안대표는 멀리 창밖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 손은 턱에 한 손은 책상 위에 있었다.


   그때, 좀 더 강하게 이 친구를 법의 심판을 받게 했었다면 지금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사람의 심성은 변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동생의 친구라 도덕적 책임만을 묻고 사직하는 것으로 정리했었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그때 베낀 기술로 얄팍한 상품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니... 제기랄...이었다.


   다시 인터넷 포털을 접속해서 꿈항아리와 한상훈을 검색했다. 몇 달 전부터 회사와 인물 동정에 관한 인터넷 기사가 수십여 건 있었다. 말끔한 슈트 차림의 한상훈이 인터뷰를 하거나 자신의 사무실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는 사진도 여러 개 나왔다. 안대표는 몇 년 전 사건 이후로 이 친구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법 관련해서 경험과 지식이 해박한 고민정 팀장이 조사를 해올 것이다. 동생인 니채한테 전화해 볼까? 니채는 데이터 분석전문가이자 화이트해커 출신으로 현재 국가정보기관의 정보분석관으로 근무 중이다. 국가적 중책을 맡고 있어서 바쁘다 보니 제아무리 사이좋은 형제여도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핸드폰을 들어 전화번호부를 검색하면서 갑자기 안대표의 머릿속이 뜨거워졌다. 며칠 뒤에 가족 모임이 있는데 그때나 물어볼까?  


   문득, 단태가 초등학생 때 어느 하루가 기억이 났다. 용감하게 생각을 판다는 말을 했을 때, 아빠가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단태가, 그 생각은 기발하고 좋은데... 실제 생각을 팔 수 있다고 치고. 그 생각을 어떻게 만들고, 그 생각을 산 사람들은 생각을 소비할 텐데. 결국은 소비자들에게도 생각의 선택권이 없는 것은 아닐까. 아빠 생각에는 생각은 개인마다 고유의 지문이 있어서 그 사람을 나타내기도 하지. 그래서 생각을 판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기도 해. 이미 만들어진 생각을 사서 생각을 장착하는 것은 마치 국가나 제도적으로 어떤 이념이나 생각을 주입시켜서 세뇌시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단태는 그때 아빠의 말을 듣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 생각을 파는 게 아니지. 생각은 개인의 고유지문과 같아서... 생각은 자신이 키우는 거지. 그렇다면 생각의 무엇을 팔아야 되나? 생각의 소스, 생각의 뿌리, 생각의 가지, 생각의 총알... 아! 유치하다.


   고민하는 어린 단태의 내면을 아는 듯 아빠가 한마디를 보탰다.


   “아빠 생각에는 철학자들도 계보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자기만의 이론적 토대를 가지고 독특한 철학적 사고를 만들어내잖아. 이때 토대를 구성하는 게 무얼까? 뿌리라고.. 뿌리도 좋지.. 그 이전에 뭐가 있을까? 좀 더 생물학적으로 접근해 봐..”


   단태가 아빠의 의중을 알아챈 것은 그때였다. 아! 모든 생명체에는 씨앗이 필요한 거였다. 생각도 씨앗이 필요한 생명체라고 보면.


    “생각의 씨앗이요.... 생각을 팔게 아니고 생각의 씨앗을 팔면 되겠네요.”


   아빠는 눈빛으로 하이파이브를 보여주었다. 단태의 추론이 기특한지 어깨를 두드리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단태의 머리를 향해서 검지를 치켜세우며 단태가 정답을 맞혔음을 보여주었다.


   단태의 생각은 아빠의 말씀에 머물렀다. 생각을 파는 게 아니라 생각의 씨앗을 파는 거라고. 그 씨앗을 싹 틔워서 줄기와 잎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가는 오롯이 개인의 몫이라고. 그래서 꿈이나 행운도 그 꿈과 행운 자체를 파는 것이 아니라 기대감이나 설렘을 파는 게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은 ‘어느 정도’의 문제가 남는다.


   단태의 부모는 자녀교육에 적극적이었지만 개입은 최소한이었다. 자식들에게 어떤 사고를 주입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어쩌면 단태의 부모는 생활 속에서 아이들에게 생각의 씨앗이라는 사고의 틀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회사 구내식당에서 김치청국장찌개와 상추쌈으로 점심을 먹은 안대표는 홍차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자 사내 메신저가 깜박였다. 누군가 점심시간에도 일을 하고 그 결과를 보낸 것이다. 이리도 열심인 사람이 누굴까? 어라! 보낸 사람은 고민정 팀장이었다. 역시나 머리회전이 빠르고 손발도 척척 맞는 사람이었다. 어쩐지 점심시간에 보이지 않더니만... 슬그머니 미소를 흘리며 메신저를 열었다.


   “대표님 점심은 드셨어요? 오전 커피타임 때 말씀하셨던 회사에 대한 개략적 정보입니다. 첨부파일을 확인해 주세요. 자세한 사항은 좀 더 검토한 다음에 세부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허허 “^^” 표시는 뭐람!’ 안대표는 메신저의 첨부파일을 열었다. 파일명은 꿈항아리. 2페이지로 된 짤막한 메모형식이었다. 안대표는 결론부터 읽었다.   

   

   <꿈항아리 검토 결론 >

   1. 상품 및 개발시스템이 우리 회사의 전략시스템과 매우 유사함(기획팀 의견 참조).

   2. 프로그램 코드를 분석할 필요성 있지만, 외형상 사촌 격으로 봐도 무방함(개발팀 의견 참조).

   3. 이 회사의 상품이 어떤 식으로든지 법적인 판단을 받는다면, 우리 생각나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없음. 아직은...    

 

   ...이라는 세 줄짜리 결론이었다. 세문장 속에는 이 상황이 우려된다는 복잡한 심경이 담겨있었다. 세부내용에는 학력과 이력, 회사와 자산상황이 담겨있었다. 현재 이 회사의 대표가 생각나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코인과 주식투자를 통해 상당한 재력가라는 의견이었다. 안대표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두 글자를 되새겼다. 한상훈과 꿈항아리라. 그리고 고팀장은 ^^표시를 보내다니... 재밌는 표현인데. 무언가 심장을 두드렸다.


   아무리 시대를 앞서가는 좋은 상품이라도 나쁜 평판이 조성되면 된서리를 맞게 마련이다. 특히나 무형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제품의 경우 기술의 진실성이나 상품의 효능성 측면에서 시비에 쉽게 걸려든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유사한 제품이 부정적인 이미지나 법적인 판단을 받게 된다면 진정성 여부와 관계없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기 십상이다. 안대표는 이점이 고민이었다. 단순하게 부적이나 위약효과를 노린 꿈을 판다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이건 일정한 디지털 자극이 현실적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 우리와 비슷하다. 그게 문제였다.


  안대표는 가만히 상황을 추론했다. 이 회사는 학생들과 부모를 상대로 수능이나 꿈과 관련된 상품을 고가로 판매하고... 그 꿈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일정한 회비를 걷는다. 그다음은 상품 관련 부적 같은 디지털 문서를 발행해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반복적으로 보거나 들으면 된다는 것이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고, 백번 들어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 없다. 여러분의 꿈도 그렇습니다.”이라는 멋진 문장이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틀린 말도 아니었고, 허무맹랑한 얘기도 아니었다. 다만, 소원이나 꿈이라는 것이 사람의 구체적인 행동 없이 어떻게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로또나 복권도 최소한 본인이 구매해야 하지 않는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꿈항아리라...


  안대표의 머릿속에서는, 저 회사의 전략이나 상품은 어쩌면 생각나무의 시스템에서 빌려 오지 않았을까?, 그런 상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한상훈 그 친구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 물론 AI 전문가의 손을 빌리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상품을 만드는 외형만 빌리고 내용이 사람들을 현혹해서 물건만 팔고 말면... 이것은 사기가 아닌가. 그렇게 되면 비슷해 보이는 생각나무의 제품에도 의혹의 눈초리가 제기되고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 바람직하지 못할게 뻔하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은 수많은 사례에서 증명되지 않았던가. 어떻게 해야 하나?


   회사 입장에서는 효과를 믿고 안 믿고는 자신에게 달려있는 거라면서 구매자에게 책임을 돌리면 되는 것이다. 이런 제품은 개발단계에서도 검증과 피드백도 필요 없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과대광고 정도로 포장하고 있었다. 우리 현실에도 그런 제품이 많이 있지 않던가. 여성에게 남성에게 특히 좋은 효능을 가진 각종 보조식품들. 믿고 먹어서 효과가 있으면 좋은 것이고, 별 효과가 없더라도 크게 책임질 일 없는 그런 광고들. 수없이 많은 소비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고 또 살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적 쳇바퀴는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다.


  저녁 무렵, 인터넷 뉴스 한 구석에 꿈항아리 주식회사가 고소 고발당했다는 짤막한 소식이 떴다. 기사 말미에 이 회사의 대표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산을 증식했다는 제보까지 덧붙여졌다. 이미 고3 수험생들이나 각종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사기가 아닌가 하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고발한 이들은 고3 부모연대와 건전한 시민문화육성 시민연대 등의 시민단체였다. 이들은 꿈항아리에서 판매하는 여러 제품들이 사행성을 조장하고 건전한 경쟁문화를 해친다는 논리를 폈고, 유튜브 등에서 인터뷰를 한 이들의 매수와 성과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터무니없는 상품에 몇 배를 더 받고 파는 중고판매 시장까지 생길 정도여서 사회적인 문제발생의 소지가 크다고 했다. 그 기사 밑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꿈항아리를 옹호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과학적 근거도 없는 엉터리 같은 걸 파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이었다. 치열한 경쟁과 승자독식이 일상화된 한국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큰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안대표는 메신저로 기획팀장에게 몇 가지 사항을 요청하고는 보다만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여러분의 꿈을 팝니다(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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