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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성파파 Sep 28. 2019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 위한 일상 프로젝트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 위한 부모의 자세

#1.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볼까요?


우리는 푸르디푸른 십 대 때 꽃다운 뜻을 품어본 적이 있었던가요?

그 풋풋한 시절에 날카로운 희망에 가슴을 깊이 찔려본 적이 있었나요?

하여, 그 아름다운 시절에 가졌던 꿈을 지금 이루었나요?

혹여나, 지나간 그 시절에 ‘꿈’이란 단어를 떠올리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요?

하면, 못내 아쉬움에 시간의 뒤안길을 돌아다보지는 않았나요?

어젯밤 꿈속에서나, 투명한 소주잔 속에서 어른거리는 그 꿈의 실체를 보지는 않았나요?   

  

  누가 이 질문과 대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는 한때 꿈 많은 소년소녀였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보릿고개를 넘고, 산업화의 파도를 힘들게 넘느라 매일매일 자라는 아이들의 꿈을 몰랐을 테지요. 다행히 그때 아이들의 하루는 배고픔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아이들의 가슴은 많이들 비어있었으니까요.  

     

2019년, 우리 아이들은 어떤 꿈을 갖고 어떤 아름다운 뜻을 품고 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부모들도 불편한 이 사회에서 우리보다는 나를 먼저 앞세워야 하고, 배려보다는 경쟁을 먼저 알아버린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편리한 전자기기 속에 파묻히고,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기계적으로 반복학습을 하는 아이들에게 파릇한 새싹이 돋아날 토양이 남아 있을지 의문입니다.     

      



#2.


일상의 누군가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나는 이런저런 직업을 갖고 싶다’라는 대답을 합니다. 꿈은 직업과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말이지요. 물론 꿈과 성취한 직업이 같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꿈'은 직업이라는 상태의 범주를 벗어난 행위와 실존의 카테고리입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이상적인.


꿈이란 단어를 사전(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세 가지로 개념을 규정하고 있다. 첫째는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둘째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셋째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을 말한다.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꿈은 흔히 두 번째를 의미한다. 꿈의 의미가 두 번째에서 세 번째로 향할 때 현실에서 디스토피아가 문을 연다.   

   

  문제는 꿈과 직업을 동일시하는 성인과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치열한 경쟁사회가 만들어낸 맹점 중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선망하는 직장에 취직을 하는 것이 ‘꿈’이라는 이름으로 과대 포장됩니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꿈을 담을만한 여유가 그들 가슴속에는 없습니다. 과잉 정보와 과잉 경쟁이 일반화된 사회에서는 무언가로 가 꽉 채워져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까닭입니다. 여백이 없는 공간에 원하는 물건을 채울 수 없듯이, 여유가 없는 가슴에도 원하는 뜻을 채워 넣을 수 없습니다.  

    

하여, 잠시 멈추고, 천천히 바라보고, 비워두자는 이야기가 선문답을 넘어 시대의 화두가 되는 이유입니다.      


꿈은 무언가 간절하고, 이루어야 할 뜻이 있고, 가슴에 여유가 있을 때 푸르게 자라납니다.   

        


 

#3.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꿈의 새싹을 틔울 수 있을까요?


아니, 어떻게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요?

해답은 꿈이 자랄 수 있는 양질의 토양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양질의 토양은 어떻게 생겨날까요?

     

  이 어려운 질문의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 공동체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환하는 사회는 아주 나쁜 사회입니다. 교육문제 또한 부모들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는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하기까지 합니다. 국가나 정치 사회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는 구성원의 안전과 행복에 그 본질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구성원이 국가나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불행하다면 그 구성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 사회 시스템을 조정하는 사람들의 문제라는 겁니다.      


  아이들은 생각을 자라게 하는 좋은 책을 읽고, 배움이 될 만한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체험의 공간이 제공되면 자연스럽게 꿈을 꿉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숨 막히는 학교 시간표, 치열한 시험의 연속, 학대에 가까운 이중 언어 습득의 공포,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공교육의 부실로 인해 아이들은 메말라갑니다.

     

  과거 핀란드나 아일랜드도 자살문제나 교육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였던 적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현재는 어떠한가요? 교육시스템과 사회안전망에서 세계적인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현저한 개선의 이면에는 문제 있는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자 노력했던 정치인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려울까요? 우리에게는 없는 그 무언가가 그들에게만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현재의 우리가 그들과 다른 것은,    

 

우리 사회가 가진 근시안적 조급증,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철학의 부재, 졸속정책에 대한 진지한 반성적 고려의 부족,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의 부족, 정치인과 교육관료들의 문화적 사대주의. 이것들은 우리가 과감히 버려야 할 과거의 유산입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이것들은 하루아침에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한 시간을 진지한 반성을 토대로 전문가, 정치권 및 관계 공무원,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무조건 핀란드의 정책을 도입하면 한국의 아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핀란드의 교육정책이 꽃피우는 것은 핀란드의 사회 현실을 토대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체질개선 없이는 종국적으로는 “귤화위지(橘化爲枳)”가 되고 말 것입니다.


  먼저 한국적인 교육문제를 냉정히 분석 판단해보고 그 토대 위에 외국의 선진화된 교육정책의 도입 필요성을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우리의 답답한 교육정책이 환골탈태가 가능하다면 굳이 외국의 제도를 수입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4.

꿈을 위한 양질의 토양을 만들기 위해 우리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떠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가정에서 어느 부모님이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공부시간 외에 여유시간 만들어주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과 사교육 의존 줄여주기, 독서와 공감의 환경 만들어주기. 이 세 가지는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첫째는, 공부시간 이외에 여유시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여유시간이란 놀 수 있는 시간, 비어있는 시간을 말합니다. 여유 있는 시간이 있어야 교실을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고, 자연을 느끼고, 주위와 타인들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비롯되는 의문과 고민과 생각을 위해 다양한 책을 읽을 수밖에 없고, 풀리지 않은 어떤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화를 시도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가진 생체에너지가 공부하는 데만 소용되면, 아이들은 일상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열린 공간에서 마음껏 뛰놀고, 소리 지르고 에너지를 여러 방향으로 발산할 때 아이들은 살아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것입니다. 정규수업에서 예체능 과목 수업시간이 줄고, 학원이 아니면 함께 놀 친구가 없는 아이들의 현실. 공부라는 한 분야에서 성적순 위만이 유일한 평가기준이 되는 이 교육 현실이 부모들은 반갑습니까?   

   


둘째는, 아이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주어야 합니다.


  학원을 끊어버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체가 됩니다. 특히 공부에 있어서는 알아서 자기 주도 학습을 하게 된다는 거죠. 수동적인 학습이라는 타성에 젖게 되면 암기된 공부만 남게 되고 공부하는 주체는 소외됩니다.


  스스로 학습방법과 학습량을 결정하고, 자신의 노력한 결과에 만족할 줄 알게 되면서 아이들은 정신적인 성장을 합니다. 그러한 성장은 직업이라는 좁은 범주를 뛰어넘어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진짜 하고 싶은 꿈을 발견하고 자라게 할 것입니다. 사교육을 필수가 아닌 아이의 사정과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기능하게끔 하여야 합니다.

    


셋째는, 책을 읽을 수 있고, 세상과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부모들이 청소년일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었나요? '공부'라고 대답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독서와 부모와의 대화의 부족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생각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크게 해 주고, 또 다른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게 합니다. 어느 비범한 천재도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을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만들어 놓은 동서양의 고전과 양서를 통해 현자들은 하나의 발자취를 남깁니다. 또한, 책은 세상과 공감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책 한 권을 통한 간접체험의 힘은 주변의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는 얻지 못할 지혜를 주기도 합니다. 책을 많이 읽고, 사색할 수 있는 가족 공동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세상을 올곧게 바라보고, 가슴으로 세상을 안을 수 있는 힘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여러분들의 가정과 아이들은 어떠한가요? 물론 상황에 따라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선택과 실행의 문제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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