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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30. 2021

절망은 소원으로 바꾸자

쓰면 이루어진다.

2009년 가을에 결혼하고 나서부터 그 당시 다니던 회사 사정이 나빠졌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건설경기가 얼어붙은 시점이었다. 새로운 일감이 떨어지면서 잘 나오던 월급이 갑자기 밀리기 시작했다. 사장님께 항의했더니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나몰라라 했다. 이제 혼자도 아니고 가족이 생겼는데, 월급이 밀리다니 아내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난감했다. 결혼한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벌써부터 이런 일이 생겨 심란했다.      

하루하루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살았다. 우연히 퇴근하다 한 가게에서 들리는 노래가사가 참 와닿기 시작했다. 2010년 1월이니 지금부터 11년전이다. 그 당시 한창 인기가 있었던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였다.      

“소원을 말해봐. 네 마음속에 있는 작은 꿈을 말해봐.” 

첫 소절부터 귀에 딱딱 꽃히는데 정말 소원을 말하고 싶었다. 돈벼락까지 바라지도 않지만 지금 내 앞에 현금다발을 누가 좀 가져다 주면 좋겠다고. 내 마음 속의 또다른 내가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2010년~2015년은 내 인생의 암흑기였다. 보이지 않는 미래가 불안했다. 절망만 꿈꾸고 소원만 비는 시기였다. 그 소원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 했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술만 마시고 하늘에 소리만 지르며 세상을 원망했다. 이젠 정말 다른 방도가 없겠다고 하던 찰나에 독서와 글쓰기를 만났다. 매일 읽고 쓰면서 소원을 다시 빌었다.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니 “쓰면 이루어진다.”고 나왔다.    

  

큰 꿈도 아닌 작고 소박한 소원이 월급이 밀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5년 초까지 옮기는 회사마다 꼭 한 두 번씩은 임금체불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201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서 노트에 “월급이 밀리지 않는 회사를 다니고 싶다”고 매일 10번씩 적었다. 그리고 나서 몇 번의 이직을 더 거쳐 지금 회사에 정착했다. 5년 넘게 다니고 있는데 한번도 월급이 밀린 적은 없으니 소원 성취는 이룬 셈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많이 생긴다. 좋은 일이 있지만, 나쁜 일도 생기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그런 상황과 마주하면 마음이 아프고 좌절하며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하며 원망하기도 한다. 그럴수록 너무 분노하지 말고 이미 벌어진 일은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법을 모색하는 편이 낫다. 절망을 소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럴 때는 종이를 펼쳐놓고 왼쪽에는 이미 벌어진 상황을 적는다. 오른쪽에는 그 상황에서 내가 바라는 소원과 해결방법을 기록하자. 이렇게 쓰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질 수 있다. 기록한 종이를 버리지 말고 벽에다 붙여놓고,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한번씩 보고 외쳐보자. 다른 작은 종이에 작게 써서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꺼내어 소원을 빌어보자. “쓰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 


요새 자신의 인생이 힘들거나 절망이라고 느끼고 있다면 이 방법을 한번 써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번 실패했다고 자기 인생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절망과 실패는 긴 인생에서 볼 때 하나의 성장과정이다. 절망을 소원으로 바꾸는 당신이 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들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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