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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26. 2022

다 내 탓입니다

“왜 자꾸 나는 되는 것이 없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세상은 날 버렸어. 나 같은 인재를 이 회사가 몰라주는 거야. 이 회사 자체가 쓰레기였어.”     


전봇대를 붙잡고 한숨쉬며 하염없이 울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자정이 넘었는데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한참을 서 있다. 울다가 하늘을 쳐다보고 소리를 치기도 한다. 전봇대를 주먹으로 치면서 울분을 토한다. 마음의 고통이 더 크기에 피가 나는 손의 아픔은 느끼지 못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한심스럽다.     

 

서울 하늘 아래 그 수많은 빌딩에 이제 일할 수 있는 내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 명의로 된 집도 없다. 월급이 밀리다 보니 생활비로 쓸 대출금은 계속 늘어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는 세상 탓, 남탓만 하고 있다. 세상이 자신을 버리고 그 가치를 몰라준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보이지 않는 인생의 터널에서 갈 길을 잃고 몇 달동안 헤메기 시작했다.      


방황도 하고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 무능한 가장이었다. 가족을 내팽겨치고 나 혼자만 이 세상에 버려진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이렇게 인생을 마감하는 것은 너무 억울했다. 다시 살고 싶었다. 이은대 작가, 송수용 대표, 김형환 교수, 성남주 대표, 최서연 작가, 김성희 대표 등 여러 멘토와 지인들의 가르침과 조언을 얻었다. 그렇게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인생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원인은 다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생의 문제가 생겨 어렵고 힘들 때마다 늘 세상 탓, 남 탓을 했다. 그렇게 상대방 탓을 하면서 나 자신을 애써 위로하고 있었다. 인생이 잘 풀릴 때는 다 내가 잘하고 잘난 것이라고 여겼다. 안 풀릴 때는 나에게는 문제가 없는데, 다 세상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이 다 내 탓이었는데 말이다.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 내 안에 미움만 가득했다.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다보니 자꾸 도망가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나만 더 비참하고 힘들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 일어나든 오로지 내가 책임지면 될 일을 자꾸남 탓을 했다.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 자신에게 문제가 없는지부터 돌아본다. 아니 내 탓부터 한다. 그렇게 하고 나니 마음은 더 후련하고 편해졌다.      


지금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세상이나 상대방을 원망하지 말자. 세상과 남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자. 결국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이다. 웨인 다이어의 “과거의 탓, 상대방 탓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 인생은 더 좋아진다.” 라는 말을 한번 다시 생각하자.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내탓이오’라고 생각하면서 살자. 그것만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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