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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02. 2022

화내지 말란 말이야!

분노하지 않기 위한 좋은 방법

 “황의조 슛! 아깝습니다!! 으아아!”

“소리 좀 치지마. 아빠 머리 아프다.”     


설날 밤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었다. 요새 축구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9살 둘째 아들이 소리친다. 한 두 번 소리치면 좋을텐데 선수들의 패스 하나 슛 하나에 일일이 반응하면서 고함을 친다. 옆에서 조용히 보고 있던 나는 그 큰 소리에 귀와 머리가 아프다. 2~3번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 라고 최대한 점잖게 타일러본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소리친다.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조용히 하라고!! 좋게 이야기하면 말 안 들어?!”     


안 그래도 가끔 욱하고 화를 내는 성향이라 올해는 최대한 참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또 분노했다. 왜 이렇게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이 나오는 대로 반응하는지 그 원인을 한번 찾아보기로 했다.      


우선 화를 내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몸이 피곤해서 예민해지면 특히 더 그랬다. 또 누군가와 이야기 하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 감정이 오래 유지된 것도 문제였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몸과 마음이 지치면 사람들의 분노 게이지가 올라간다. 즉 여유가 없으니 사소한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나도 회사생활, 독서와 글쓰기, 각종 강의, 집안일 등등으로 하루 24시간과 일주일이 바쁘게 지낸다. 원래 또 가만히 앉아서 쉬면 불안해지는 타입이다 보니 무엇인가 일을 계속 궁리하고 벌리는 편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스케줄이 꼬일 때가 있다. 꼭 그런 날 가족들에게 화를 낸 적이 많다. 화풀이 대상도 아니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학창시절부터 이런 화를 잘 참지 못했다. 상대방을 잘 배려하다가도 내 기준과 맞지 않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참지 못하고 할 말을 했다. 그러다 보니 좋게 생각하던 사람들도 싸가지가 없다, 예의가 없다는 등의 말을 듣기도 했다. 아마 여전히 인간관계가 어려운 것은 이런 나의 단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이런 갑작스런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큰일날 것 같았다.  

    

얼마전 돌아가신 틱낫한 스님의 <화>란 책을 다시 읽고 있다. 또 여러 분노조절에 대한 강의 영상도 보고 있다. 이것을 통해 요새 내가 분노조절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세 가지이다. 우선 이 방법을 쓰기 전에 전제 조건은 ‘내가 화가 났구나!’ 라는 감정을 우선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 감정을 알아차린 후 첫 번째 방법은 바로 글쓰기였다. 화가 난다고 생각되면 종이 한 장을 꺼내거나 노트북을 켜고 한글창을 열었다. 지금 나의 감정이 어떤지 솔직하게 생각나는 대로 썼다. 그렇게 쓰고 나면 조금 감정이 가라앉는 나를 발견한다.      

두 번째는 동네 한 바퀴를 무작정 걷는 것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느끼면 무작정 집 밖으로 나가 뒷산이나 시내 한 바퀴를 걸었다. 30분~1시간 정도를 걷다보면 화가 좀 가라앉는다. 또 무엇 때문에 화를 냈는지 객관적인 원인을 알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는 그냥 있는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명상까진 아니지만 화가 났다고 생각되면 눈을 감고 3-3-3 법칙을 쓴다. 3초 숨을 들이쉬고 3초 숨을 참았다가 3초 정도 내뱉는다. 그것을 10회 정도 하면 분노가 조금 사그라든다.      


어제는 그냥 늦어서 세 번째 방법을 쓰다가 잠이 들었다. 축구는 우리나라의 2:0 승으로 끝났다고 아침 뉴스를 통해 확인했다. 여전히 불완전한 사람인지라 화를 안낼 수 없겠지만 최대한 분노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세상이 먹고 살기가 팍팍해 지다보니 점점 사람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살다보니 분노는 인생을 사는데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위 세가지 방법으로 한번 줄여보길 추천한다. 올해는 분노보다 미소를 더 지을 수 있는 나로 살길 기원한다.    

  

“아빠! 화내지 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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