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가을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다녀왔다.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다. 그 하와이 섬 중에 영화 “쥬라기 공원”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 바로 카우아이 섬이 그곳이다. 이 섬은 1900년대 중반 한때 지옥으로 이름을 날렸다. 진짜 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섬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주민이 범죄자, 알콜중독자 등이다.
당연히 환경이 나쁠 수 밖에 없다. 그런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미래는 불을 보듯이 뻔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에게 보고 배운 것이 똑같을 것이라 예상했다. 배우지 못하고 삐뚤어져 깡패, 건달, 범죄자, 알콜이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의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이런 선입견을 검증하기 위해 한 미국의 심리학자가 그 섬에 살고 있는 200명의 아이들에 대한 성장과정을 연구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결과는 뜻밖이었다. 아이들 중 1/3은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인성과 성취 측면에서 탁월했다. 그 이유는 하나였다. 불우한 환경에서도 아이를 믿어준 사람이 최소한 한 명은 있었다. 그 사람이 아빠, 엄마, 삼촌, 이모, 고모, 할아버지, 할머니 등 상관없다. 자신을 응원하는 한 사람의 격려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씨앗을 깨웠다. 그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한결같이 지켜준 것이 오히려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이다.
대학에 입학했던 1997년은 한 탈주범이 세상의 이슈였다. 신창원. 2년 넘게 도망치다가 결국 잡혔다. 왜 지금까지 이렇게 나쁜 짓을 일삼고 도망쳤냐고 하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어린 시절에 누가 단 한번이라도 ‘너는 착한 사람이야.”라고 이야기 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말투가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카우아이 섬의 아이들처럼 신창원에게도 누군가 한 명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다면 탈주범이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가 가진 씨앗은 나쁜 꽃이 되어 향기가 아니라 악취를 풍겼다.
지금은 중단했지만 몇 년 전 고아원 봉사를 갔다가 알게 되어 후원했던 한 아이가 있다.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다. 돈으로 후원한 건 아니다. 독서를 좋아했던 아이라 그에게 나의 인생을 바꾼 책 몇 권을 보육원에 갈 때마다 전달했다. 그 책을 몇 번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그는 현재 철학을 전공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연락이 와서 지금 이렇게 공부할 수 있게 된 것도 내 덕분이라는 한 마디에 큰 힘이 되었다. 나는 그가 가진 씨앗을 깨우기 위해 책만 전달했다. 알아서 자신의 씨앗을 거대한 향기가 나는 꽃으로 만들어간 그 아이가 참 자랑스럽다.
혹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나이가 적든 많은 상관없이 그들은 자신이 지금 가진 씨앗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당신이 던진 격려와 응원의 한마디로 잠든 그들의 씨앗을 깨워주자. 그리고 당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알려주고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자. 그들이 꽃을 피웠을 때 그 선한 향기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또 다른 씨앗을 깨우는 선물이 될지도 모르니까. 나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삶을 전파하며 그들의 씨앗을 깨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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